올여름을 완성할 슬리퍼 계급도
양말 없이도 시원하고 간편하게 신을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여름 신발, 슬리퍼. ‘슬리퍼’하면 보통 집 앞에 찍찍 끌고 나가는 삼선 슬리퍼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최근에는 소재와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동네 마실은 물론 외출용이나 패션 아이템으로도 슬리퍼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간직한 제품부터 개성이나 기능성으로 승부를 보는 제품까지, 올여름 유행할 슬리퍼 계급도를 알아보자.
최상급 탑 티어 슬리퍼는 단연 명품 패션 브랜드들의 제품이다. 구찌,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프라다, 에르메스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슬리퍼는 단순한 디자인에 로고만 박혀 있더라도 훌륭한 패션 아이템으로 취급되곤 한다. 대표적인 예는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프라다. 검은색 고무 슬리퍼에 엠보싱으로 로고를 새겨 군더더기 없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명품 슬리퍼답게 가격은 50~90만 원선.
구찌 GG 수프림 슬라이드는 약간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제품이다. 토널 러버 솔로 슈즈에 구찌 고유의 GG 수프림 로고가 새겨진 캔버스 소재를 더해 일반적인 고무 슬리퍼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은은한 그레이 컬러도 매력적이다. 구찌에는 이외에도 고무, 캔버스, 가죽 소재와 컬러를 다양하게 조합한 슬리퍼들이 출시되어 있다. 가격은 60~70만 원선.
에르메스 Oran 샌들 역시 대표적인 탑 티어 명품 슬리퍼다. 최근 한 스트리머 집에 출동한 경찰이 얼떨결에 빌려 신었다가 화제가 되기도 한 이 제품은 무려 100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으로, 발등 부분이 에르메스 고유의 ‘H’ 모양으로 컷팅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죽을 잘 다루는 에르메스 제품답게 카프스킨 소재로 우아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여름철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으며, 공식 홈페이지에만 30가지 컬러가 제공돼 선택의 폭이 넓다. 가죽 외에도 스웨이드, 데님 등 여러 가지 소재가 출시되어 있다.
상급 슬리퍼는 주로 독특한 개성이나 매력적인 디자인 덕분에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제품들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있다면 바로 버켄스탁. 버켄스탁은 바닥에 ‘코르크’ 소재를 적용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샌들로, 발 굴곡에 맞는 아치 형태의 밑창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신발이기도 하다. 다소 둔탁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오래 신을수록 발 모양에 맞게 코르크가 마모되어 점점 더 발이 편해진다. 대표 모델인 아리조나는 샌들의 대중화를 이끈 세계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격은 15~20만 원선.
어그는 방한 부츠로 잘 알려진 브랜드답게 ‘슬리퍼는 여름 신발’이라는 편견을 깨고 어그 특유의 복슬복슬한 털이 달린 겨울용 슬리퍼들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보온성은 물론 트렌디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소재와 컬러를 다양하게 연출해 계절을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10~20만 원대.
랙앤본 로건 슬라이드는 우븐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 여름용 슬리퍼로, 편안하면서 시원한 착화감과 다리가 길어 보이게 만드는 높은 플랫폼으로 휴양지 룩에 특히 잘 어울린다. 이 밖에도 토리버치, 콜한 등은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구두 대신 간편하게 신을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20~30만 원대.
중상급 슬리퍼는 스포티한 디자인에 기능성에 중점을 둔 제품들이다.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 슬라이드가 대표적. 가벼우면서 탄성이 느껴지는 고무 소재로 부드럽고 편안한 쿠션감을 선사해 발이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나이키 베나시를 포함해 삼선 슬리퍼의 원조 격인 아디다스 아딜렛 컴포트, 메모리폼이 적용된 언더아머 이그나이트 VI 슬라이드 등은 3~4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중상급 슬리퍼에서 눈 여겨볼 만한 제품은 테바. 벨크로를 적용한 특유의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아웃도어 샌들 테바는 물에 젖어도 금세 마르는 100% 리사이클 벨크로와 접지력이 뛰어난 러버 아웃솔을 적용해, 비 오는 날이나 물가에서는 물론 액티비티 환경에도 적합하다. 컬러와 소재, 굽 높이 등이 다양해 취향이나 상황에 맞게 연출할 수 있으며, 가격은 5~7만 원대 수준이다.
호카 오라 슬라이드 역시 앞코가 들린 독특한 구조로 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슬리퍼다. 친환경 사탕수수로 만든 풋베드로 가볍고 편안하며, 4개의 에어 홀을 적용해 더운 여름에도 통기성을 높였다. 디자인은 단순해 보이지만 밑창이 넓고 푹신하면서 발에 착 감기는 듯한 착용감 덕분에 무릎이 안 좋거나 족저근막염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가격은 7~10만 원대 선.
중급 슬리퍼는 물놀이를 가거나 집 근처에서 편하게 신고 다니기 적합한 제품들이다. 디자인이나 기능성보다는 가볍고 편안한 착화감에 중점을 둔 제품이 많은데, 리프 패닝 슬라이드나 푸마 쿨캣 슬라이드와 같이 발등에 벨크로를 적용해 내 발에 꼭 맞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들도 포함되어 있다. 비 오는 날에도 미끄러지지 않고 신을 수 있도록 접지력이 우수한 편이며, 가격도 3~5만 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크록스 역시 대표적인 원마일룩 슬리퍼 중 하나다. 슬리퍼 전체가 가볍고 유연한 고무 소재로 만들어져 활동성이 우수하고 발이 편안하며, 발등과 발 옆면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물기를 잘 배출해 준다. 특히 발등 부분에 난 구멍에는 ‘자비츠’라고 불리는 참을 끼워 나만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물에 뜰 정도로 가벼운 무게와 세척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비 오는 날이나 물놀이용으로도 적합하며, 오래 신고 있어도 발이 피곤하지 않아 외출용 슬리퍼는 물론 업무용 실내화로도 인기가 많다.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출시되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모델은 5~6만 원선이다.
퀵실버 카버 누벅, 스케쳐스 아치핏 호라이즌과 같이 발의 자연스러운 굴곡을 살린 구조로 편안한 보행과 균형 잡힌 자세를 도와주는 제품들도 중급 슬리퍼에 속한다. 두 제품 모두 아치형 지지대를 사용해 장시간 착용해도 발에 피로도가 적으며, 방수 기능과 마찰력이 좋은 아웃솔을 적용해 물에 강하다. 퀵실버 제품은 인조 누벅 가죽, 스케쳐스 제품은 EVA 소재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약 3~5만 원대.
보급형 슬리퍼는 1~3만 원대 위주의 가성비 좋은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타깃, 월마트 등에서 대중적으로 판매하는 납작한 쪼리 형태의 ‘플립플롭’이 인기로, 밑창이 납작해 장시간 착용하거나 오래 걷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간편하게 신고 다니기에는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유니클로 슬라이드 샌들은 발을 압박하지 않으면서 쿠션감이 좋고 가벼우며 잘 미끄러지지 않아, 실외에서는 물론 실내화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하바이아나스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플립플롭 샌들 브랜드로, 다양한 디자인의 플립플롭을 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탑 플립플롭은 유연한 스트랩과 쌀알 패턴이 새겨진 밑창이 특징. 덕분에 발가락 사이를 조이는 쪼리 형태임에도 비교적 발이 편안하다. 내수성이 있어 세척과 관리가 쉽고 슬림 하면서 가벼워 여행용 슬리퍼로 휴대해도 좋다.
올드네이비 클래식 플립플롭 역시 휘뚜루마뚜루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플립플롭이다. 갭(GAP) 소유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답게 착한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을 가진 플립플롭을 선보이고 있으며, 패턴과 컬러 조합이 다양해 휴양지 등에서 색다른 느낌으로 연출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바이아나스 제품과 마찬가지로 내수성이 좋아 물놀이할 때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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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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