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 의지한 러시아? “고질적 저출산 영향, 북한 경제처럼 고립될 수도"

정미하 기자 2024. 10. 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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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천 “경제 붕괴될 위기 러, 북한군에 의지”
英 가디언 “이주노동자 의지했던 러, 이번엔 북한군”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배경으로 러시아 경제가 붕괴 위기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전쟁 전부터 인구 감소에 시달렸던 러시아가 이주노동자에게 의존했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병력 모집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

미국 경제지 포천은 20일(현지 시각)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차단된 것은 물론 인재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쟁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며 “러시아 경제가 붕괴를 앞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에 기대고 있고, 북한군 파병 소식은 러시아의 심각한 인력난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설에서 “약 100만 명의 군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러시아 군인 사상자는 9월 평균 하루 12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병력이 4배나 많지만, 빠르게 병력이 줄고 있고 징집병을 사용하는 데는 정치적 비용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디언은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1500명의 특수 부대를 우크라이나로 파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며 “러시아는 출산 장려 정책에도 인구 감소를 막지 못했기에 외부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오랫동안 이주 노동자에 의지했고, 지난해 노동자는 480만 명이 부족했으며 전쟁으로 100만 명의 젊은 러시아인이 자국을 떠났을 것이기에 군대는 공장과 인력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일부 불법 이민자들이 돈이나 시민권 획득이라는 약속에 매혹돼 러시아군 입대를 권유받거나, 속거나 강제적으로 군에 끌려갈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이런 인력난과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경제가 내년에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러트거스대 알렉산더 J.모틸 정치학과 교수는 더힐에 기고한 칼럼에서 러시아 경제가 내년에 붕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틸 교수는 러시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조 달러로 미국(29조 달러), 중국(19조 달러), 독일(5조 달러)과 비교하지 못할 수준임을 지적했다. 모틸 교수는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막대한 돈을 썼으며, 거의 백만 명에 달하는 젊은 러시아 전문가들이 해외로 도피하도록 유도했고, 소비 부문을 소홀히 해 20%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며 “러시아 경제가 침체하고 빈곤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록 푸틴이 전쟁에 연료를 공급할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러시아 경제가 붕괴하면 군대와 전쟁도 붕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웨덴 웁살라대 슈테판 헤드룬드 러시아학과 교수도 지정학 정보국에 기고한 글에서 지속되는 전쟁과 국방비 지출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을 지적했다. 헤드룬드 교수는 “국방 분야 외의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 심화, 비용 상승, 러시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시도함에 따라 이자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러시아의 주요 재정 수입원이었던 석유, 가스, 무기 수출이 억제된 것은 물론 생산업들이 핵심 중간재 접근이 원천 차단돼 고립이 장기화할 경우 북한 경제와 유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벨기에 브뤼셀 EU 정상회의 참석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맞서 싸울 병력 총 1만 명가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를 찾은 자리에서는 “북한 내에서 병사 1만 명을 준비시키고 있다는 첩보가 있으나, 아직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로 이미 이동한 것은 아니다”라고 추가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러시아에 특수부대 병력 1500여 명을 파병했으며, 최대 1만여 명을 더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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