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RTS '스페이스 기어즈' "SF는 글로벌 공략 위한 선택"

투바이트는 20일 안양시에 위치한 자사 사옥에서 신작 PC 게임 '스페이스 기어즈'의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투바이트 함영철 대표, 투바이트 사내 게임 개발 스튜디오 '펜타피크 스튜디오'의 이인원 총괄 PD, 신해성 PD가 참가해 '스페이스 기어즈' 등 투바이트가 개발 중인 게임과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최전선 게임 스타트업'을 표방하는 투바이트는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개발사다. 하지만 처음부터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함영철 대표 자신이 퍼블리셔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번역, QA, CS, 소셜 마케팅 등의 게임 아웃소싱 업무를 중심으로 게임 개발을 위한 자금을 먼저 모았다고 한다.

펜타피크 스튜디오는 자금을 모으던 중인 2021년 만들어졌다. 글로벌 게임 아웃소싱을 하며 사내에 외국인이 많았고 영어를 비롯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터키어 등 희귀어의 현지화도 가능한 회사이기에, 펜타피크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게임 역시 글로벌을 목표로 한다.

현재 투바이트가 준비 중인 게임은 '스페이스 기어즈'와 '스텔라 테일즈'의 2종이다. '스텔라 테일즈'는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퍼즐 중심의 복합 장르 게임을 벤치마킹한 게임으로, 오는 6월 소프트 론칭을 목표로 한다. '스페이스 기어즈'는 SF 세계관의 메카닉이 주로 등장하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으로 PC 플랫폼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투바이트에서 준비 중인 스페이스 기어즈와 스텔라 테일즈.

이날 행사에서는 '스페이스 기어즈'가 집중 조명됐으며, 함영철 대표는 어째서 '스페이스 기어즈'를 글로벌 공략을 위한 카드로 꺼내 들었는지 설명했다.

먼저, 국내에서는 마이너한 SF 세계관이 글로벌에서는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영화 인기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아바타, 마블, 스타워즈 등 SF물이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달 퓨처게임쇼에서 발표된 '올해 가장 기대되는 게임 26선'에서도 SF, 근미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에서 대중적인 중세 판타지는 2종밖에 되지 않았다고.

실시간 전략 게임을 선택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처음으로 스팀의 전략 게임 인기 순위다. 현재 스팀에서는 전략 게임의 순위가 높고, 3~5만원대 패키지 게임이 순위권에 존재한다. 이런 시장을 부분 유료화로 공략해보자는 것이 투바이트의 전략이다. 여기에 여러 장르를 융합해 '스페이스 기어즈'만의 색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글로벌을 겨냥한 게임이긴 하지만 현재 한국 중, 고등학생 사이에 불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열풍도 이런 목표를 세우는데 한 몫 했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함영철 대표 주변 학부모나 유튜브 데이터 등으로 확인했다고...

이어서 함영철 대표는 '스페이스 기어즈'가 플레이어들로부터 '스타크래프트보다 쉽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하지 못하는 1:1 부대 전투 게임', '클래시 로얄과 비슷한데 PC로 실시간 전투하는 게임', '전략과 컨트롤이 중요한, 호흡이 짧은 전투의 차세대 RTS'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기어즈'는 오는 6월 2일부터 스팀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며, 3분기 내에 얼리액세스를 진행한다. 서비스 지향점은 F2P RTS이며, BM에 있어서도 배틀패스, 꾸미기, 성장 가속 등 글로벌 표준을 따른다. 특히, 출시 직후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출시한 다음 게임이 잘 되지 않아도 꾸준히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다음으로 '스페이스 기어즈'에 대한 상세한 소개는 펜타피크 스튜디오 이인원 총괄 PD와 신해성 PD가 맡았다.

이인원 총괄은 개발팀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페이스 기어즈'를 만드는 주축은 평균 연차 15년 이상의 개발자와 새로 들어온 MZ 세대 개발자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MMORPG가 아닌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모였다고 한다. 투바이트의 총원은 196명인데, 이중 '스페이스 기어즈'의 제작에 참여하는 인원은 정규직 38명, 펜타피크 스튜디오만의 특별한 조직 '글로벌 아트' 20명이다.

'글로벌 아트'는 제대로 된 SF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조직이다. 한국에서는 SF 아티스트를 구하는 것도, 외주를 주기도 힘들기에 '아트 스테이션'에 올라온 작품을 보고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에게 하나 하나 연락을 보내 팀을 구성했다. 약 1년 간 총 800명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중 150명에게 회신을 받고, 120회의 컨퍼런스 콜을 거쳐 42명의 아티스트 풀을 확보하고, 함께 할 20명의 글로벌 아트 팀이 만들어졌다.

이인원 총괄은 "글로벌 아트는 미국, 브라질,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아트디렉터급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에게 우리가 모르던 테크닉을 배울 수 있어서 내부 아티스트와 동반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이들과 함께 2만개 이상의 폴리곤, 물리기반 렌더링을 활용한 웨더링, 유니티의 고해상도 렌더 파이프라인(HDRP)를 활용한 멋진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발진 구성. 스타트업 창업자 4명은 스타트업 창업 경험자가 4명 있다는 의미다.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했지만, 메크 퀄리티 만큼은 타협 없이 진행했다고.

신해성 PD는 게임의 플레이에 대해 소개했다. '스페이스 기어즈'는 '짧은 호흡의 플레이'를 '쉽지만 화려한 전투', '유저 플레이 결과로 변해가는 월드'를 핵심 가치로 삼고, 이를 토대로 트렌디하면서 쉽고 재미있는 전략 게임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익숙한 RTS의 맛을 살리면서 스트레스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위해 클래식 RTS에서는 게임 중에 해야 하는 건설, 생산을 게임 밖으로 꺼냈다. 복잡한 빌드 오더를 외울 필요도 없고, 부대 생산과 컨트롤을 동시에 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전에 만들어 편성한 부대로 전투를 벌이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메크를 만들고 부대를 편성한다.
그리고 전투에서는 건설, 생산 과정 없이 바로 화려한 물량전을 즐길 수 있다.

유닛 컨트롤도 개별 컨트롤이 아니라 부대 단위로 조작하게 된다. 클래식 RTS의 부대지정과 달리 '진형(포메이션) 변경'을 차용해 유닛간 고정된 상성에 변화를 주었다. 진형을 바꾸면 공격의 사거리나 이동 방식, 스킬이 바뀌어 전략적인 포지션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전투 중에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어서 플레이어의 컨트롤,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 여기에 전략 위성 폭격, 용병 소환 같은 '전략 액션'으로 전황을 바꿀 수 있는 요소도 존재한다.

끝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로봇 '메크'는 게임의 모든 콘텐츠의 핵심이다. 같은 모델이라도 다른 스펙과 스킬을 갖고 있어 여러 대를 보유해야 하며, '제조사' 개념을 통해 각 메크에 개성을 부여했다. 특히, 장착한 무기를 변경함에 따라 공격법과 사용 가능한 진형이 바뀐다. 신해성 PD는 "메크가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되도록 PvE인 섬멸전과 기지 약탈전, PvP인 랭크전과 친선전, 2:2 협동전 등 여러 모드를 준비 중이다."라며, 출시 시점에는 대규모 세력전, 보스 토벌전 같은 콘텐츠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 기어즈의 PvP 모드들. 가장 왼쪽에 있는 1 vs 1은 두 번째의 1 vs 1과 무엇이 다른 걸까?

[질의응답]

왼쪽부터 투바이트 이인원 총괄 PD, 함영철 대표, 신해성 PD

- 캠프, 홈베이스는 SLG 느낌이 들기도 하다. 캠프, 홈베이스 성장이 실제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나?

함영철: 피파 온라인, 클래시 로얄처럼 낮은 랭크부터 높은 랭크까지 순차적으로 올라가는 형태의 PvP 랭킹전을 준비 중이다. 플레이어의 성장에 따라 강함에 차이가 생기긴 하지만, 같은 리그끼리는 비슷한 성장 정도를 보이도록 했으며, 어느 정도의 티어 차이는 실력으로 맞설 수 있도록 했다.

- 부분 유료화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글로벌 게이머의 거부감을 줄이면서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BM을 고민하고 있을 거 같다.

함영철: 배틀패스와 꾸미기 아이템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메크를 많이 수집해야 하는 게임인데, 외형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수집욕을 자극하고자 한다. 또, SLG 요소가 약간 있어서 화성에서 자원을 모아야 하는데, 그 시간을 단축하는 것에도 BM이 들어간다. 글로벌에서는 과금으로 인해 강해진 플레이어를 무과금 플레이어가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을 싫어한다. ’스페이스 기어즈‘는 성장 요소가 있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

신해성: 특정 레벨마다 성장 한계를 두고자 한다. 랭킹 매치에서는 패시브 스킬의 차이를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겨룰 수 있을 것이다. 성장 요소를 따로 판매할 계획은 없다.

- 전투에서 메크가 파괴되면 다시 생산해야 하나? 계속 유지된다면 자원이 남아돌 거 같은데.

신해성: 자원 인플레이션을 줄이려면 파괴되는 게 편하지만, 그렇게 잔인한 방식을 취하진 않았다. 전투에 투입될 때마다 ‘웨더링 게이지‘를 소모하며, 이를 회복할 때 자원을 소모하는 형태다. 또, 메크 분해가 있어서 남는 메크는 분해해 다른 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 거다.

- RTS는 직관성이다. 같은 유닛이 다른 패시브를 갖고 있으면 상대 유닛을 어떻게 상대해야겠다는 느낌이 바로 오지 않을 거 같은데, 어떻게 보완하고 있는가?

신해성: 시인성은 확실히 많이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다. 프리 알파 테스트 단계에서 많은 보완을 진행하고자 한다. 패시브는 스킬 형태나 조작계가 바뀌는 것은 없고 스탯이 바뀐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그런 정보를 확인하도록 했고, 플레이 중에도 TAB키를 누르면 정찰을 했을 때 상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보완하고자 한다.

- RTS하면 역시 유즈맵을 떠올리는 플레이어도 많을 거다.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되는 요소인데, ‘스페이스 기어즈’에도 유즈맵을 만들 수 있는 맵 에디터를 지원하는가?

함영철: 유즈맵은 하고 싶지만 여력이 안돼 출시 후 업데이트로 제공하고자 한다.

신해성: 섬멸전은 디펜스, 적 기지 파괴 등 목적성을 가진 모드가 있는데, 이는 유즈맵 플레이를 생각하며 만들고 있다. 맵 에디터는 ‘스페이스 기어즈‘를 성공시킨 다음에 업데이트하고자 한다.

이인원: 개발 기간을 타이트하게 잡고 핵심만 제대로 만들자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RTS 게이머가 바라는 것들은 장기 비전으로 하나하나 업데이트 해나가고자 한다.

- 작년 프로젝트가 처음 공개됐을 때 NFT 접목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 보니 취소된 거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함영철: 브랜드를 분리했다. P2E 게임 심의가 나오지 않는 한국과 북미, 유럽은 게임성으로 승부를 걸고자 ‘스페이스 기어즈’라는 이름으로 나가며, 여기에는 HAVAH 체인을 활용한 버전은 별도로 들어가지 않는다.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에는 ‘크립토 기어즈‘라는 이름으로 HAVAH 체인을 이용한 버전을 별도로 준비하자는 생각이다. 크립토 기어즈에서는 메크, 화성 토지를 NFT로 만들어 게임 경제를 달리 구성해보고자 한다. ‘스페이스 기어즈’와 달리 1:1 거래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제조사를 다른 RTS의 종족으로 보면 될까?

이인원: 제조사는 말 그대로 제조사로, 메크의 개성을 나타내는 브랜드다. 메탈리코는 육중한 중장비 느낌의 메크를, 퓨처릭스는 나노테크, 재료공학을 베이스로 한 메크를, 그리고 하이브는 양자테크를 베이스로 한 메크를 취급한다. 각 회사마다 창립자가 있고 주력 사업 분야가 있으며, 배경이 다양하다.

또, 플레이어들이 제조사를 만들 수도 있다. 길드 개념의 ‘컴퍼니‘를 만들고,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길드전, 대형 메크 제작 등 공통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중에는 독자적인 로봇 브랜드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 비전 중 하나다.

제조사 별 메카 디자인. 하이브는 밝혀진 게 많이 없는, 베일에 싸인 제조사라는 설정이다.
대형 메크는 컴퍼니를 통해 제작하게 된다. 조작은 컴퍼니의 사장만 할 수 있는 걸까?

- 전투 템포가 느린 편인데, 혹시 조정 계획이 있는가?

신해성: 템포는 여러 방향성을 갖고 테스트 중이다. 당초 사내 테스트에서는 부스터 쿨타임이 짧아 공격을 다 피하며 싸울 수 있을 정도로 템포가 빨랐지만, 테스트 빌드는 전략성을 더 강화시키고 싶어 템포를 늦췄다. 정식 출시 전까지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템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 대전 게임인 만큼, 핵이나 매크로를 방지할 보안 대책도 필요할 거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함영철: 최근 FPS 게임에서 각종 핵 대응 경험이 있는 보안 담당자들을 다수 영입했다. 나 역시 퍼블리싱 경험이 있어 보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되겠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각오하고 준비 중이다.

- 3분기에 진행하는 얼리액세스 기간은 어느 정도로 잡고 있나? 또, 목표 성과가 있는가?

함영철: 3개월에서 6개월은 보고자 한다. 오픈 직후 대규모 마케팅으로 동접을 한 번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서비스를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2018년 출시된 게임 중에 ‘배틀 탱크‘라는 메카닉 게임이 있는데, 싱글 턴제 전략 게임임에도 3만 5천의 동시접속자 수를 달성했다. 그런 사례를 봤을 때 ’스페이스 기어즈‘는 부분 유료화 게임이고, 3만의 동시접속자 수를 모으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고 ‘스페이스 기어즈’의 서비스가 안정되면 투바이트도 성장할 것이고, 직원들에게는 보상을 줄 수 있으며, 개발비를 확보해 게임에 재투자하려고 한다. 앞서 이야기한 맵 에디터는 물론, 개발자라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싱글 캠페인도 만들고 싶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리액세스 동안 충분히 체력을 갖추고자 한다.

- 마지막으로 플레이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해성: 좋은 사람과 함께, 열심히 만들고 있다. 재미에 집중한 게임을 꼭 완성시키겠다.

이인원: 펜타피크 스튜디오가 글로벌 스튜디오로 자리잡는 걸 목표로 일하고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어떤 사람이 모여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글로벌과 로컬이 갈린다고 본다.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함영철: 나는 대학 시절 3번의 학사 경고를 받았다. 96년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1학기에 C&C를 하다 학사 경고를 받고, 2학기에는 레드 얼럿을 하다 연속 학사 경고로 1년 정학을 당했다. 그러고나서 98년 전과를 하게 됐는데 마침 또 스타크래프트가 나왔고 다시 학사 경고를 받았다.

‘스페이스 기어즈’는 단순히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는 아니다.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해외의 인재를 많고 글로벌 경험도 풍부하며, SF와 전략 게임에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믿고, 여기에 우리만의 색을 담아 대한민국의 게임으로 글로벌을 공략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