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누가 이들을 지치게 하나… 17년째 표류한 '신월곡1구역'
[편집자주]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에서 시행사인 조합이 시공사의 자금에 의존해 많은 의사결정권을 빼앗기는 것은 흔한 사례다. 세입자 이주 보상이나 영업권 보상 등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힌 재개발 사업의 경우 이 같은 문제점이 극단적으로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좌초시키기도 한다. 서울의 마지막 윤락가로 남은 '미아리 텍사스'를 사업지 일부로 포함하고 있는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2006년 조합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후 15년 만인 2020년 8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다시 2년여가 흐른 현재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지연되고 있다. 17년째 혼탁한 사업 진행 과정으로 여러 소송을 겪으며 조합원들은 지칠대로 지쳤고 '온전한 시행'을 주장하는 이들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오로지 제대로 된 계약서조차 쓰지 못한 시공사(롯데건설) 만이 꿋꿋하다.
(1) [르포] 누가 이들을 지치게 하나… 17년째 표류한 '신월곡1구역'
(2) 정비사업 '트러블메이커' 된 롯데건설… 수주 실적도 주춤
(3) 사업성 높은 '신월곡1구역', 한화건설 왜 발 뺐을까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은 도심인 서울역에서 지하철로 2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성북구 중간쯤 위치해 있다. 인근의 길음뉴타운 개발로 래미안,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등 대형건설업체들의 브랜드 아파트들이 줄지어있는 이곳이 서울의 여느 동네와 다른 점은 길음역 10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단번에 알 수 있다.
과거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서울의 마지막 윤락가가 시작되는 길음역 10번 출구 오른쪽엔 '미성년자 출입금지'를 알리는 큼지막한 문구와 알록달록한 가림막, 그리고 '성매매 특별법'으로 일컫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내용을 고지하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미아리 텍사스는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과 2009년 재개발 구역 지정에 따라 이후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다. 현재 관리처분계획인가 심사 중인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5만5112㎡의 절반 정도를 이 불법 성매매 업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포털 지도엔 '신월곡1구역 재개발아파트(예정) 공사중' 표시가 있지만 2006년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후 17년째인 올해까지 관리처분인가가 미뤄진 이유 중에 영업권 보상 문제가 있다. 구역 한쪽에는 '세입자 주거이전비 등 보상 서류 접수 안내'를 고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세입자들 중 미아리 텍사스 종사자가 포함돼 있다고 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11월11일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17년의 긴 세월을 보상받을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면서 "올해가 가기 전 관리처분인가가 예상돼 늦어도 5~6년 후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합은 사업 진행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집창촌의 특수성에 따라 세입자 보상 문제를 우려하는 듯한 얘기도 했다.
조합 관계자는 "법으로 성매매가 금지된 지 18년째지만 현재도 불법 영업 중인 곳이 있다"면서 "구역 내 집창촌 면적이 절반을 넘지는 않는데 이들 대부분이 조합원 아닌 세입자여서 영업권 보상 협의가 남아있고 서울에 마지막 남은 윤락가이다 보니 먹고살 기반은 마련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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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일부 조합원은 폭증한 공사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집행부의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과 고발을 이어갔다. 현장에선 사업 단계의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문제로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와 철거 때 사업이 중단될 우려도 제기된다.
조합은 지난 10월12일 임시총회를 열어 사업추진비 조달을 목적으로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금전소비대차 계약 체결을 추진했고 현재까지 차입한 749억원 외 추가로 2500억원의 무이자 대여 약정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조합원들 사이에선 조합이 자금조달을 불투명하게 운영해 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합원 A씨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기 전인 추진위원회 당시 자금을 대여해준 회사가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은 페이퍼컴퍼니였을 정도로 처음부터 불투명하게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실제 차입한 돈은 공사비의 10% 정도이고 나머지는 약정한 것일 뿐 현재 사업은 문제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21년 12월 시공사 도급계약서 승인 총회를 통해 조합과 롯데건설은 3.3㎡당 공사비를 기존 450만원에서 560만원으로 증액하는데 합의했다. 이후 조합과 롯데건설은 물가상승률을 반영, 공사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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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대다수 조합들이 자체 자금 조달을 못하기 때문에 시공사의 보증 약정을 받거나 입찰보증금을 받아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게 된다"면서 "차입금은 통상 공사비의 10% 안팎이지만 일부는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요구해 협회도 정부 당국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련 규정을 만들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시공사가 조합의 자금줄 역할을 해 발생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서로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도 자체 자금이 아닌 외부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조합의 자금 요구는 궁극적으로 사업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조합 역시도 시공사에 지나치게 자금을 의존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문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롯데건설은 금전소비대차 계약 체결은 조합 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의 사업비 사용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지속해서 문제 제기를 했고 조합 요청에 의해 향후 준공까지 필요한 자금과 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용을 대여하는 것으로 안건을 상정시켰다"고 설명했다.
신월곡1구역 사업이 17년째 지연된 이유에 대해선 "재개발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업으로 20~30년 소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사비 증액 시 적정성 검증을 수행하는 한국부동산원은 해당 구역의 공사비 검증 신청이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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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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