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어느 날, JTBC <팬텀싱어2> 오디션 무대 위로 한 소년이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고우림, 당시 23세, 본선 최연소 참가자였습니다.

무대에 오른 그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듯 보였지만,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깊고, 로맨틱하면서도 위엄이 있었죠.

그렇게 고우림은 강형호, 조민규, 배두훈과 함께 남성 크로스오버 4중창 그룹 포레스텔라를 결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음악 인생의 첫 장을 화려하게 열게 되었죠.

원래는 피아노 전공을 꿈꾸던 소년이었습니다.
그러다 한 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접하게 되었고, 불과 일주일 준비 만에 경북예고에 합격합니다.

고우림은 음악뿐 아니라 태도도 바른 사람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선생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학생이었다고 하죠.
고집도 세지 않고, 화도 쉽게 풀며 "남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남기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성격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영향을 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빛나는 파트너를 만나게 되는데요.
김연아를 만난 건 2018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 축하 무대에서 처음 마주했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용히 스며들었고, 약 3년간의 비밀 교제 끝에 2022년 10월, 서울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립니다.

결혼 후 곧바로 군악대로 입대한 고우림은 2025년 5월 19일 만기 전역하며 제대한 직후 아내와 함께 9박 10일의 파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는 파리의 호텔 직원이 처음엔 시크했지만, 체크아웃 날, 아내를 알아보더니
“올림픽 챔피언 연아 킴, 당신의 성공한 인생을 축하드립니다”
라고 말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웃었습니다.

그 말은 사실 고우림에게도 어울립니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저음역대를 지닌 바소 프로폰도.
-1옥타브 미까지 내려가는 1%의 특별한 목소리를 가진 그는, 단단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자신의 인생을 노래해왔습니다.

고우림의 목소리는, 단지 소리 그 이상입니다.
그의 태도, 노력, 사랑,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하나의 선율이죠.

그가 포레스텔라와 함께 쌓아올릴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