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모래시계’, ‘신데렐라’, ‘사랑을 그대 품안에’ 등에서 우아한 비주얼과 탄탄한 연기로 사랑받았던 배우 이승연.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단독 토크쇼까지 진행하며, 모두가 부러워했던 그녀지만, 그 화려한 삶 뒤엔 눈물 어린 가족사가 숨어 있었습니다.

이승연은 데뷔부터 번 돈을 모두 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심지어 수입이 없을 때조차도 아버지를 부양했고, 그렇게 30년 넘게 아버지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에 엄마는 없었습니다.

그녀가 세 살 때 어머니는 가족을 떠났고, 고모들과 아버지는 “너를 버리고 간 여자다”, “절대 만나면 안 된다”는 말로 그녀를 세뇌시켰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생활력이 부족한 아버지 대신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선 어머니. 잠시였던 그 부재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인해 영영 길어졌고, 이승연은 새어머니와 함께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TV 속 이승연의 얼굴을 본 생모의 지인이 “너무 닮았다”며 연락을 해왔고, 이름을 확인한 생모는 “내 딸이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생모는 용기를 내 연락을 했지만, 이승연은 “길러준 엄마에게 배신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만남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병을 앓던 생모가 “딸 얼굴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라며 부탁하자, 결국 그녀는 마음을 열게 되었죠.

그렇게 무려 27년 만에 친엄마와 재회한 이승연. 이후 8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살며, 가슴속 깊이 눌러뒀던 감정들을 하나하나 꺼내고 치유해갔습니다.

그녀는 양어머니에 대해 “초혼인 여성이 아이 있는 남자와 결혼해 나를 50년 넘게 지극정성으로 키워줬다”며 ‘새엄마’라는 표현 대신 ‘길러준 어머니’라고 부르며 존경과 감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친엄마와 양엄마, 그리고 자신을 책임져야 했던 어린 시절.
그 모든 고통을 이겨낸 이승연은, 오늘날 누구보다 깊고 단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낸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