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개·고양이 먹는다”...트럼프 선동 뒤엔 31세 女 극우활동가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슨 부통령과 맞붙은 대선 후보 토론에서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주장을 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런 음모론의 출처가 31세의 극우 활동가 여성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2일(현지 시각) ‘9·11 테러 음모론을 퍼뜨린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는 트럼프가 메시지를 찾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뒤에 로라 루머(31)라는 이름의 여성 극우주의 선동가가 있다고 보도했다. 루머는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을 설파해 온 인물로 유명하다.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언급한 이민자들에 대한 발언은 루머가 최근 며칠간 소셜미디어 등에 퍼뜨린 이야기다. 루머는 대선 토론 하루 전날에도 120만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먹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한 소식통은 루머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CNN에 전했다.
루머는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척에서 자주 포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TV 토론을 위해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을 때 루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렸고, 토론 바로 다음날인 11일 뉴욕시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식에서도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켜봤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이날 방송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음모론을 언급한 게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해리스 부통령의 ‘흑인 정체성’을 공격하고 나선 것도 루머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루머가 먼저 해리스 부통령 인종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고문은 “트럼프 본인이 그런 주장을 내놓은 것이 아니다”라며 “루머가 아무 근거 없이 X에서 해리스의 인종을 지적했고, 그것이 트럼프의 말로 이어졌다”고 했다.
루머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을 공격 소재로 삼은 건 처음이 아니다. 루머는 토론 불과 이틀전 올린 글에선 “해리스가 승리하면 백악관에서는 카레 냄새가 나고, 연설은 콜센터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인도인이 카레를 즐겨 먹고 미국 기업들이 콜센터 업무를 인도 등 제3세계로 아웃소싱한다는 점을 이용해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을 조롱한 것이다.
루머의 이 같은 행보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을 샀다. 공화당 내에서도 극우 성향에 속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조차 루머의 게시물에 대해 “끔찍하고 극도로 인종차별적”이라며 “루머가 공화당이나 트럼프 지지자들의 성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8월 루머에게 선거 캠프 내 공식적인 역할을 주고 싶어 했지만, 측근들이 강경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트럼프의 고문과 동맹들이 격분하며 루머 영입을 거부했다”고 했다.
비록 공식적으로 영입되지는 않았지만, 루머는 지속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 가까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보안이 강화됐을 때도 루머는 전용기에 함께 탑승했다고 한다. CNN은 “루머에게 전용기 좌석을 부여한 게 내부적으로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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