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품었더니 예상 기업가치 11조 →17조로 급증...카카오엔터, 상장은 언제?

장윤서 기자 2023. 3.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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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들 상장 좌초 와중에 그나마 실적 뒷받침되는 기업... 쪼개기 상장 논란은 넘어야 할 벽”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으로 인수전이 마무리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상장 추진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스엠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가능성을 예상하지만, 현실적으로 직상장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엔터의 몸값으로 16조~17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쯤 카카오엔터의 상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넘어야 할 벽은 ‘쪼개기 상장’ 논란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에스엠 등 3사가 모두 합병해 있으면 기업가치를 당연히 디스카운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경우 몸값이 카카오 측의 기대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왼쪽부터 김성수,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증권가는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을 갖기로 함에 따라 카카오엔터 상장 추진은 예고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미 주관사도 정해져 있다. 공동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모건스탠리이며 공동 주관사는 씨티글로벌이다. 카카오엔터는 2019년부터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쪼개기 상장,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여건 등으로 연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상장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간 투자자들에게서 받은 막대한 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올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상장을 해야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1월 싱가포르투자청(GIC),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 등으로부터 1조1600억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수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빈 살만 펀드’로도 알려진 PIF와 GIC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각 6000억원)을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1조3000억원이다.

상장 형태는 직상장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직상장으로 진행해야 공모를 통해 신규 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준 혁신아이비자산운용 대표는 “최대 20조원대 기업가치로 평가받은 카카오엔터가 몸값이 약 10분의 1인 에스엠을 통해 우회상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카카오엔터가 에스엠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직상장을 해야 적정가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에스엠을 인수하지 못했더라면 카카오엔터는 고평가 논란이 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호실적을 내고 있는 웹툰이 정체 양상으로 들어서는 조짐이었다. 카카오엔터와 픽코마는 웹툰 거래액 성장률(전년대비)이 2021년 51%에서 2022 4분기 3%로 크게 둔화된 상황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에스엠 인수에 성공했다. 카카오엔터는 웹툰 사업과 관련해 네이버 사업 모델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하이브와 손잡고 BTS, 엔하이픈, 투바투 등의 소속 아티스트를 모티브로 한 웹툰과 웹소설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도 에스엠 손을 잡고 웹툰 등 팬덤 사업을 더 키울 수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BTS 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는 전세계 10개 언어로 동시 공개됐고 이틀 만에 조회수 1500만 건을 기록하며 한국보다 글로벌에서 더 반향을 일으켰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디어유 또한 버블 구독자 중 국내 비중은 20%에 불과하다”면서 “에스엠과 스토리 사업의 콜라보는 미국, 동남아 신규 국가에서 큰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카카오엔터는 에스엠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올해 매출 3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3700억원, 2024년 매출 4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출의 35%가 웹툰, 30%가 K-POP, 20%가 드라마, 15%가 멜론으로부터 창출되고,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스케일 엔터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김현용 연구원은 “이번 에스엠 인수전 등판으로 카카오엔터 IPO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에스엠이 카카오엔터의 연결종속회사로의 편입도 고려할 만한 사항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한국앨범 판매량 기준 하이브는 약 2350만장, 에스엠은 약 1574만장, 카카오엔터는 약 625만장을 기록해 하이브가 독보적인 선두였는데, 카카오엔터가 에스엠을 인수함으로써 2200여만장으로 증가해 하이브와 카카오엔터 양대 레이블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엔터는 산하에 스타쉽엔터, IST엔터, 이담엔터, 안테나 등을 주력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핵심 아티스트로는 아이브, 아이유, 몬스타엑스, 더보이즈 등을 꼽을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 로고. /각 사 제공

다만 상장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가 에스엠을 흡수하면 기존 음원, 웹툰, 엔터사업 등과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여론에서 카카오의 지속적인 쪼개기 상장을 지적할 경우 상장이 좌초되거나,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엔터의 몸값이 대략 16조~17조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책정된 11조원에다 에스엠 자회사 편입 효과를 감안한 수치다. 다만 복수 상장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어 상장 과정에서 대폭 디스카운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약 카카오, 카카오엔터, 그리고 에스엠까지 모회사와 자회사로 연결될 경우 적정 기업가치 평가에 논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카카오엔터가 상장을 시도하면서 모회사와 자회사 중복 상장에 따른 디스카운트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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