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이네2' 박현용 PD, 맛깔스러웠던 멤버십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비슷한 포맷이라도 멤버들의 관계성이 달라지면 그또한 새로운 매력이 된다. 박현용 PD는 '멤버십'을 중점으로 '서진이네2'를 맛깔스럽게 살려냈다.
최근 종영한 tvN 예능 '서진이네 시즌2'는 북유럽 아이슬란드에 오픈한 서진이네 2호점 곰탕에 진심인 사장 이서진과 직원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신입 고민시의 한식당 운영기를 담은 예능이다. 지난 시즌에서 귀족 영업이란 혹평을 받았지만 이번엔 논란을 깔끔하게 딛고 자체 최고 시청률 9.2%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나영석 PD와 함께 연출을 맡은 박현용 PD는 "처음 식당 예능을 연출한 거라 부담이 많이 돼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좋아해 주는 분들도 많고 시청률도 예상보다 많이 나와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시원섭섭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즌1과 확실히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박 PD다. 그는 "일을 많이 시켜야겠다 보다는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대한 리얼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고, 손님이 많이 와 장사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런데 말도 안 되게 너무 많이 오셔서 예측 못했던 상황도 있었다. 이렇게 당황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실제로 '서진이네2' 방송에선 영업 2~3일 차부터 가게 앞 웨이팅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제작진은 예약 방식에서 워크인 방식으로 손님을 받게 됐다고. 박 PD는 "3~4일 정도까지는 너무 정신없었는데, 나중엔 행복하게 촬영했다. 특히 오로라가 뜬 날은 손님이 많이 왔던 날이다. 박서준이 '저희 잘 되려나 봐요'라더라. 전 시즌보다 잘 되지 않을까, 별 탈 없이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초반부부터 느꼈다"고 말했다.
박 PD의 예감처럼 '서진이네2'는 일주일 동안 총 약 29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임대표, 수리비, 재료값 등을 따지면 순수익은 마이너스라지만 "그 지역 평균 정도는 번 것 같다. 쉽지 않았다. 1년은 해야 돈을 좀 벌었을 것 같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추운 곳에서 곰탕을 팔자'는 멤버들과 나영석 PD의 대화에서 출발한 아이슬란드 서진이네다. 박현용 PD는 "추운 나라이면서 한식당이 없는 곳을 찾다 보니 아이슬란드였다. 이름 자체에도 아이스가 들어가지 않냐"며 "현실 자영업과 맞닿아 있지 않으면 이질감을 준다고 생각해, 아이슬란드에서도 조금 더 도심지에 식당을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곰탕, 비빔밥, 뚝배기불고기 등 메뉴 선정에 대해서도 "곰탕을 팔자는 것이 저희 콘셉트였기 때문에 여기에 어우러질 만한 음식들을 택했다. 개인적으로 닭갈비가 제일 맛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진이네2'를 통해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외국인 손님들이 K-문화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생충' 최우식, 박서준을 알아보는 손님, 소주를 찾는 손님, 소맥(소주+맥주)을 만들어 먹는 손님 등은 소소하게 화제가 됐다.
박 PD는 "취향이지만 전 느끼한 것을 싫어한다. 방송에서 살린 정도가...담백했는지는 모르겠다. '국뽕'을 너무 강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중 좀 더 진정성 있고 멤버들의 대한 관심이 깊은 쪽으로만 내보낸 것"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서진이네2'는 기존 멤버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신입 막내 고민시의 케미가 단연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시즌에서 황금막내가 방탄소년단 뷔였다면, 이번에는 고민시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 호평받았다.
박PD도 멤버들의 케미, 고민시의 활약을 인정했다. "고민시가 없었으면 이번 시즌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며 "캐스팅할 때 이렇게까지 잘하고 좋은 반응을 얻을지 기대 못 했다. 이 정도로 잘할지 몰랐지만, 촬영하면서 시청자분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은 들더라. 식당 예능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막내를 싫어할 수 있을까 싶다"고 웃었다. 너무 일을 잘하는 탓에 '혹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던 바다. 박 PD는 "다 같이 열심히 일했는데, 그렇게 오해하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멤버들도 놀랐을 것 같다"며 속상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현용 PD는 함께 합을 맞춘 멤버들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서진에 대해선 "나영석 PD와 10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 이서진과는 이번에 처음 일하게 됐다. 진짜 웃긴 분 같다. 몰입도가 굉장히 강하고, 내 식당이라는 생각이 정말 강하다. 사석에서 만나도 최고 매출을 찍는 법,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서 얘기해 '콘텐츠 괴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리얼함이 보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유미에 대해서도 "처음 작업을 함께 하게 됐는데, 너무 잘해주셨다. 멤버들 간의 분위기를 풀어주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최우식의 생일을 챙겨준 것도 전혀 얘기를 안 했었는데, 미역국과 카레를 준비해 왔더라. 정말 배려심이 깊다"고 말했다.
박서준은 "효율의 끝"이라고. 박 PD는 "정말 일을 잘한다. 일머리가 너무 좋고, 체력도 좋고 주방에서 펜싱 경기를 보는 줄 알았다. 몰입도가 굉장히 강하다. 주방에 있을 땐 정말 셰프라고 생각하고 일한다"고 극찬했다.
"타고나게 재밌는 사람"으로 최우식을 꼽은 박 PD다. "제가 웃기다는 사람 다 만나봤는데 타고나게 웃긴 사람은 최우식이다. 특히 이서진과 투닥거리는 케미가 제일 좋았다. 지난 시즌보다 더 편해져서 온전히 자신의 모습이 나온 것 같더라. 마지막 화에서 최우식이 엔딩요정에 걸려 내심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박현용 PD는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등을 연출하며 나영석과 10년째 함께 합을 맞추고 있다. 이번 '서진이네2'를 통해 첫 식당 예능을 시작했고, 첫 작품만에 커리어 하이를 찍게 됐다.
이후 작품 계획은 무엇일까. 박 PD는 "아직 정확하게 결정 난 건 없다. 기획 단계도 아니고 결정된 것은 없지만 '지구오락실'을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있다"고 귀띔했다.
'서진이네' 시즌3에 대한 시청자 기대도 큰 상황. 박 PD는 "시즌2를 마치고 부족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시청률도 잘 나오고 대중적이고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프로젝트라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유쾌하게 만들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청률이 요즘 안 나온다 하지만, 10%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존경심 많이 느끼고 있다"며 "저희는 '서진이네'니까 서진이 형이 건강하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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