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제강이 '특별수출본부'를 신설하며 철강 수출 확대와 글로벌 통상 리스크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제강 부문의 수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의 보호무역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25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동국홀딩스 제71기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수출 확대를 위한 전담조직인 특별수출본부를 올해 초 신설했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현재 지주사인 동국홀딩스 대표이사이자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부회장이다.
장 부회장은 "이제는 철강 산업이 오픈 경쟁"이라며 "20%의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똑같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그간 컬러강판 중심의 가공·유통 부문에서 수출 경쟁력을 키워왔지만 제강 부문의 경우 내수 비중이 약 95%에 달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철강 수출을 둘러싼 국제 통상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조직 신설은 수익 구조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를 겨냥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특별수출본부는 현재 김지탁 후판영업담당 상무가 본부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실무 조직도 갖춰진 상태다.
특히 동국제강이 경계하는 대외 변수는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다. 최근 미국 내 철강업계는 보호무역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수입국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장 부회장은 "특별수출본부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로 수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장 부회장은 "갑자기 우리가 현대제철처럼 수조원을 들여 제철소를 지으면 끝난 다 끝난 다음에나 완공이 되는 것"이라며 "현재 대미 투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제철소 완공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 대비 투자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한 셈이다. 대신 동국제강은 기존 해외 거점을 활용해 수출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현재 아주스틸 미국법인 외에도 폴란드와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동국제강은 중국산 컬러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며 통상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한기 이사는 "현재 사내외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제소를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정부와 구체적인 제소 시점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고로업체들의 잇따른 중국산 철강재 제소로 인해 정부 내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지만 동국제강 측은 법적 대응의 연속성과 전략적 정합성을 이유로 제소 시점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조사와 연계되지 않으면 우리 측 법률 대응 전략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와 협의해 절충점을 찾아 조속히 제소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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