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이냐 확전이냐… 하마스의 ‘인질 석방’에 달렸다

박상훈 기자 2024. 10.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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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의 시발점인 지난해 10월 7일 기습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의 향후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와르 사망을 계기로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자전쟁을 끝낼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지만, 수장을 잃은 하마스가 보복에 나설 경우 전쟁이 오히려 격화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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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와르 사망… 전쟁 새 국면
서방 “전쟁 끝낼 때” 목소리에도
이, 항복요구하며 공세강화 조짐
하마스는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이란 “저항은 지속될 것” 거들어
이스라엘은 환호 17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한 술집에서 이스라엘 청년들이 ‘신와르 사망, 공짜 사탕’이라고 적혀 있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최고 정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을 축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가자전쟁의 시발점인 지난해 10월 7일 기습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의 향후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와르 사망을 계기로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자전쟁을 끝낼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지만, 수장을 잃은 하마스가 보복에 나설 경우 전쟁이 오히려 격화할 우려도 있다. 이스라엘도 인질 석방과 항복을 요구하며 가자지구 공세를 강화할 조짐이어서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 등 외신에 따르면 신와르 사망 이후 미국 등이 바라는 시나리오는 지도자를 잃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인질들을 석방하고 가자전쟁이 종식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신와르의 뒤를 이을 새 수장이 비교적 온건할 가능성이 높고, 하마스가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아랍계와 진보 진영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의 압박도 거세질 분위기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 방문 도중 신와르 사망과 관련해 “가자지구에서 마침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며 “이스라엘이 안전해지고 인질은 석방되고 가자지구에서의 고통이 끝나도록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자전쟁 이후 테러 위협에 시달려온 유럽도 전쟁 종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도 “하마스는 이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석 달 사이 수장을 두 차례 잃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노린 테러를 가하고, 억류 중인 인질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마스와 함께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단체)을 구성해온 무장단체들의 보복도 예상돼 자칫 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은 신와르를 “순교자”라고 규정하고 “점령과 침략이 존재하는 한 저항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이 수장을 잃은 하마스를 괴멸시킬 기회라고 보고 공세를 강화할 경우에도 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신와르 사망에 대해 “끝의 시작”이라며 전쟁 지속 의사를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97명 남은) 우리 인질들의 안전과 귀환을 보장할 것”이라며 “(인질을 해하는) 그 누구든지 끝까지 추적해서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을 의식해 하마스 항복 시 전쟁이 종식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을 돌려보내면 전쟁은 내일이라도 끝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인질을 돌려보내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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