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BMW의 과거·현재·미래가 담긴...BMW 박물관 가보니
[뮌헨(독일)=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BMW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프리미엄 자동차·오토바이 브랜드로 꼽힌다. 1916년 3월 ‘바이에리쉐 모토렌 베르케(Bayerische Motoren Werke)’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됐는데, 당시에는 비행기용 엔진을 제작했다.
이후 1923년엔 이륜차, 1929년부터는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BMW 역사는 108년이 되지만, 자동차만 따지면 95주년을 맞이한 셈이다.
BMW그룹 산하엔 BMW를 비롯해 고성능차 BMW M, 소형차 미니(MINI), 초호화 고급차 롤스로이스, 오토바이 BMW 모토라드(Motorrad) 등의 브랜드가 포함된다. 각각의 브랜드별로 소비자층, 차별적인 성향이 뚜렷하다는 점도 포인트다.
BMW는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이라는 슬로건을 표방하고 있듯이,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감각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소비자층도 50~60대 보다는 20~30대 젊은층이 더 선호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오전 10시. 독일 뮌헨에 위치한 BMW 박물관에는 일찍부터 찾아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어린 꼬마부터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1973년에 문을 연 BMW 박물관은 5000㎡ 규모로, 이곳에서는 BMW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모빌리티 공간이다. BMW의 역사와 헤리티지가 녹아든 곳이다. 박물관은 건축가 칼 슈반처(Karl Schwanzer)가 설계했는데, 커다란 그릇을 연상시키는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창의적이다.
BMW 박물관은 4개의 실린더를 형상화한 BMW 본사 건물과 나란히 배치된 점도 눈에 띈다. 박물관과 불과 100여m 떨어진 BMW 벨트(Welt) 사이엔 구름다리를 연상시키는 연결통로가 설치돼 있어 걸어서 이동한다. 이들 3개의 건물은 뮌헨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지하 3개 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원형의 경사로 구조인 점도 이채롭다. BMW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강조하듯, 박물관에서의 공간 이동도 역동적인 감각이다.
박물관은 7개의 테마전시관으로 짜여졌는데, BMW 로드스터를 비롯해 오토바이, 경주용차, 5시리즈, 3시리즈, 7시리즈, 수소차 H2R 등 총 120여대가 소개된다. 또 임시전시관도 마련돼 있어 다양한 주제나 기획에 따라 전시 공간이나 전시 차량이 달라지기도 한다.
1층 로비에서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클래식한 이미지에 럭셔리카로 불린 BMW가 최초로 만든 ‘3/15 DA-2’ 모델이 자리한다. 모델명 ‘3/15’은 등급은 3마력에 속하지만, 실제 출력은 15마력에 달한다는 의미가 담겨져있다. ‘딕시(Dixi)’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딕시’는 아이젠나흐(Fahrzeugfabrik Eisenach)사가 1927년 9월부터 우핸들 드라이브로 생산한 모델이다. 12월부터는 좌핸들 드라이브로 바뀐다. BMW는 1928년 10월 아이젠나흐 제조사의 딕시 사업부를 인수한 후, 1929년부터 3/15라는 모델명으로 생산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BMW 자동차 역사는 1929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정리된다.
BMW 3/15는 1932년 3월까지 총 1만 8976대가 생산돼 판매되는 등 소비자 인기가 높았다. 3/15는 DA-1, DA-2, DA-3, DA-4 등의 트림별 후속 모델로도 생산된다.
3/15 DA-2의 배기량은 747cc로 3단 수동 변속기가 탑재됐다. 전장은 3000mm이며, 전고 1625mm, 전폭 1275mm에 달했다. 4바퀴에서 브레이크가 작동됐으며, 강철 바디 2도어, 2인승 컨버터블, 배달을 위한 밴 등의 모델 라인업도 갖춰진다.
3/15 DA-2 바로 뒤엔 BMW 모토라드가 1923년 제작한 최초의 모터사이클 BMW R 32가 시야에 들어온다. 전설로 불리던 맥스 프리츠가 디자인한 R 32 오토바이는 기어박스에서 통합된 변속장치가 적용됐으며, 윤활유를 재순환시키고, 엔진 냉각을 위해 실린더 헤드가 튀어나도록 설계됐다.
BMW 박물관은 지하 3층까지 경사로 구조를 따라 이동하는데, 1997년형 745i, 1976년형 633 CSi, 1972년형 520, 1975년형 323i 등 4대가 줄로 이어져 수직으로 차곡차곡 공중에 뜬 모습도 이채롭다.
BMW가 1968~1971년까지 선보였던 ‘2002 T1’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됐으며, 120마력의 출력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185km. 2002 T1은 당시 4년간 총 1만 6448대가 판매됐다는 게 BMW 관계자의 설명이다.
2002 T1은 전형적인 세단 디자인이 채용됐는데, 라디에이터 그릴 하단엔 6개의 둥그런 램프가 적용된 게 돋보인다. 또 프론트에서 리어에 이르기까지 크롬으로 캐릭터 라인을 둔 점도 포인트다. 차체 하단 가니시, 휠 등에도 크롬 재질이 더해져 고급감을 더했다.
1955~1957년에 내놨던 BMW Isetta도 눈길을 모은다. 2명까지 탈 수 있는데, 도어는 프론트 정면에 위치한다. 배기량 245cc급 소형 엔진이 적용돼 12마력의 파워를 발휘했다. 개성적이면서도 깜찍한 스타일이라는 점은 차별적이다.
1939년형 BMW 328 투어링 쿠페는 배기량 1971cc로 최고출력 136마력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220km.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1940년에는 이탈리아에서 열리던 스포츠카 레이스 ‘밀레 밀리아(1000마일)’에서 1600km 거리를 달리며 우승하는 기염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엘비스 프레슬리가 탄 1956년형 BMW 507 컨버터블도 전시된다. 수평 형태의 키드니 그릴이 처음으로 적용된 모델이기도 하다. 배기량 3168cc로 편평한 보닛 아래 V8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50마력에 달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205km를 달릴 수 있었다.
또 지하 3층 중앙 전시장에는 액션 영화 ‘007’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BMW를 타고 활약했던 Z1, Z3, Z8를 비롯해 유선형 스타일의 창의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BMW Va 등의 차량도 소개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BMW 박물관에는 또 전기차 i3와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를 베이스로 제작된 7시리즈 수소연료전지차를 통해 BMW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도 제시한다. BMW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지향점을 이곳 박물관에서 한번에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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