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다 일거에 쾅…韓도 안전지대 아냐”

정희영 기자(giraffe@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2. 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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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잠잠했던 동 아나톨리아 단층
뭉쳤던 힘 풀려...“방아쇠 될수도”
日 난카이 해구 강진 영향 받을수도
[사진 = 연합뉴스]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유라시아판과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등 여러 지각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과거에도 수차례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다만 이번에는 기존 지진과는 다른 단층에서 발생했으며, 향후 추가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한반도 인근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그 영향으로 수도권에서도 고강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7일 조창수 한국지질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튀르키예 지진 지역은 150년마다 7.0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던 지점이다. 이번 지진 규모는 7.8로 예상보다 큰 지진이 발생했다”며 “이번 지진이 새로운 지각변동을 일으켜 인근 단층을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통상 지진 규모 1이 높아지면 진폭은 10배 커지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동 아나톨리아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형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여러 학자들이 경고했던 지역이다.

아나톨리안 단층은 크게 튀르키예의 북서지역을 가로지르는 북 아나톨리아 단층과 동남쪽의 동 아나톨리안 단층이 있는데, 북 아나톨리안 단층에서 주로 지진이 발생하며 동 아나톨리안 단층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배출되지 않고 누적된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대형 지진 가능성이 경고돼 왔다.

향후 이 지역에서 추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쌓여왔던 힘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북 아나톨리안 단층의 경우 1900년대 초반부터 연쇄적으로 지진이 이어진 뒤 현재 안정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수 기상청 지진화산기술팀 분석관은 “과거에는 튀르키예 서부에서 지진이 났는데, 이번에는 동남쪽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그동안 힘이 축적돼 대형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까지 쌓여있던 힘이 이번 지진을 방아쇠로 연속적으로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지진대는 태평양을 둘러싼 환태평양 조산대, 인도와 유라시아판이 충돌하고 있는 히말라야 산맥 인근 지역이 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터키 인근 지대도 지진 위험지대로 꼽힌다.

한국은 주요 지진대인 판의 경계 지역에 위치해 있진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도 절대 ‘안전지대’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최근 수차례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 포항 일대 뿐 아니라, 수도권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판의 경계선이 아닌 판의 내부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최근 들어 판 내부의 힘이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응축돼있던 힘이 풀려나며 한국의 수도권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일본의 난카이해구 등에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도 연쇄적으로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이 있다”라며 “수도권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선시대 때도 굉장히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남아있다. 힘이 누적되면 수도 서울에서도 지진이 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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