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4만명, 오늘 4만2000명…트럼프 주한미군 과장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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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일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부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트럼프 후보는 전날 시카고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도 대통령 재임시절 "한국에 '미안하지만 우리 군대 비용을 당신들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곳에 4만명의 군대가 주둔해 있고, 당신들은 부자 나라가 됐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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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된 행보…동맹국 안보 무임승차 지목 사례 활용
대선 승리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가능성 높아져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일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부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불과 하루사이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더 부풀렸는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충분한 돈을 내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한국을 언급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일종의 '본보기'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점점더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후보는 16일(현지시각) 방영된 폭스뉴스 '포크너 포커스' 여성유권자 대상 타운홀미팅에서 "우리는 한국에 4만2000명의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다"면서 "그들(한국은)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부자 국가다. 우리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는 무역에서건 국방에서건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전날 시카고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도 대통령 재임시절 "한국에 '미안하지만 우리 군대 비용을 당신들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곳에 4만명의 군대가 주둔해 있고, 당신들은 부자 나라가 됐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당시 한국이 '우리는 한국전쟁 이래 돈을 내지 않았다'고 반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20억달러를 내기로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모두 뒤집었다고 비난했다.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만달러를 우리에게 지불했을 것이다"며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는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1분1초가 소중한 상황이다. 선거가 임박한 만큼 주요 후보 발언은 언론이나 유권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을 연이어 언급한 것은 어느정도 계산된 행보로 풀이된다.
동맹국 안보 무임승차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는다는 외교정책 방향성을 알리는 수단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동맹국 분담금 문제를 지적하며 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유럽 국가들을 지목했으나, 이제는 한국으로 화살을 돌린 모양새다.
전날 4만명으로 얘기했던 주한미군 규모를, 하루새 4만2000명으로 늘려 발언한 것도 한국이 누리는 안보 혜택을 더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은 총 2만7076명이다.
한국이 전혀 방위비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거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과거 분담금을 모두 삭감했다는 거짓 주장을 펴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을 경우다. 한국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만큼, 정권을 다시 잡은 후 이 문제를 파고들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지만, 동맹국 방위비 부담을 압박하는 '시범 케이스'로 한국을 선택할 수 있다.
한미는 내년 만료되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갱신하기 위해 일찌감치 협상에 들어가 지난 4일 합의에 이르렀다. 2026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보다 8.3% 올린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4년간 현행 국방비 증가율이 아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연동시키되 연간 인상율이 최대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의회 비준을 받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SMA를 행정협정으로 간주해 대통령 결단에 따라 파기가 가능하다.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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