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실상 이재명 강제수사 돌입… 김만배 ‘입’에 주목
조만간 李 압수수색·소환 나설듯
드러난 검은돈만 7억4000만원
남욱 등 폭로로 액수 더 늘 수도
‘천화동인 1호’ 실소유 진술 놓고
김만배 심경변화 가능성 배제못해
권순일 재판거래 의혹 규명도 주목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에게 받은 돈의 종착지가 이 대표 측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 실장과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네진 대장동 일당의 검은돈은 현재까지 검찰이 공개한 수사 결과 기준으로 총 7억4000만원이다.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으나 실제 받은 돈은 6억원으로 파악됐다. 정 실장은 1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를 받는다.
최근 대장동 일당의 폭로를 보면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21일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남 변호사는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준 3억5200만원을 두고 “유 전 본부장이 ‘높은 분’, 형님들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는 말을 나중에 했다”며 “(높은 분은) 정진상, 김용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재선된 2014년 이 대표 측에 “최소 4억원이 전달됐고, 추가로 1억∼2억원이 전달된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2017년엔 김만배씨에게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정진상과 김용에게 매달 3000만원을 줬다”는 말을 들었는데, 유 전 본부장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가 “3000만원이 아니라 1500만원”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이날 구속 1년 만에 석방되면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에 이어 그의 입이 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씨는 전날 “법정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심경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씨는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소란을 일으켜 여러모로 송구스럽다. 법률적 판단을 떠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을 풀 열쇠를 쥐고 있다. 천화동인 1호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소유로, 대장동 민간 사업자의 개발 수익 4040억원 중 가장 많은 1208억원을 챙겼다. 2019∼2020년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 변호사 등의 폭로 상당수가 김씨 발언에 대한 전언인 만큼 김씨가 법정에서 어떤 증언을 할지에 따라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뿐 아니라, 권순일 전 대법관이 연루된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의 실체가 규명될 전망이다.
이날 정 실장의 구속적부심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은 정 실장의 신병을 확보한 채 수사를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정 실장이 낸 구속적부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재판장 양지정)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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