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정비비용·세금 비교해보니… 조건 따라 달라진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말, 어디까지 사실일까? 실제 연료비, 정비비용, 세금 등 주요 항목을 비교해보면 전기차의 경제성은 분명하지만, ‘조건부’라는 단서도 함께 붙는다.

전기차는 정숙성이나 친환경성뿐 아니라 ‘유지비’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특히 전기요금 대비 유류비 절감 폭이 커지면서 연간 100만~200만 원까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충전 환경, 구매 시점의 보조금 여부, 연간 주행거리 등에 따라 그 경제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중형 SUV를 기준으로 1년간 차량을 운행했을 때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약 200만 원가량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초기 구매가는 여전히 높고, 충전 인프라가 불충분한 지역에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유지비 차이를 가르는 대표적인 항목은 연료비다. 한국전력 기준 전기차 완속 충전 시 1kWh당 약 280원 수준이며, 보통 1회 충전으로 약 400km 주행 시 1만 5천 원 내외의 전기요금이 발생한다. 반면 휘발유 기준 중형 SUV가 같은 거리 주행 시 약 4만~5만 원의 연료비가 소요된다.
정비비용도 전기차의 강점 중 하나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엔진오일, 점화플러그, 미션오일 등 교환이 필요 없고,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인해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도 늦다. 주요 유지 항목은 타이어와 배터리 냉각수 정도에 그치며, 일반적인 소모품 관리 주기가 길다.

단, 배터리 이상 발생 시 수리비가 크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제조사 보증 기간과 배터리 커버리지 정책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세 및 세금 혜택도 전기차에 우호적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전기차에 대해 자동차세 감면, 공영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을 적용 중이다. 지방세 특례 적용으로 인해 보유세 부담도 줄어든다.
충전 방식별 비용 차이도 중요 포인트다. 완속 충전은 비용이 가장 저렴하지만, 급속 충전소 사용 시에는 2배 이상의 전기료가 발생할 수 있다. 상업용 급속 충전소만 이용할 경우 오히려 연료비 절감 폭이 줄어들 수 있어, 자가 충전 환경이 갖춰진 경우에만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전기차는 연간 주행거리가 많고, 충전 환경이 갖춰져 있으며,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유지비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반면 충전 인프라 부족 지역이나 주행 빈도가 낮은 사용자의 경우 장점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아직까지는 전기차 중고차 시장의 가치 하락 속도가 빠른 편이며, 수요 대비 공급이 많지 않아 차량 교체 시 감가 폭이 클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전기차는 분명히 ‘저렴한 유지비’를 가진 차량이다. 그러나 이는 “충전 환경 + 주행 패턴 + 보조금 여부”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완성되는 공식이다. 구매 전에는 자신이 어떤 주행 환경에 속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전기차의 진짜 경제성을 누릴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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