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재개 앞두고 급매 확산···경기 핵심지 호가 하락세

김희진 기자 2026. 2. 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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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아파트 매물 한 달 새 7.3% 증가···전국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
규제지역 중심으로 매물 출회 움직임 두드러져
분당·과천 등 일부 단지 호가 하락
“호가 조정 흐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다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서울에서 촉발된 급매 흐름이 경기도 핵심지로 번지고 있다.

서울과 함께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른바 '3중 규제'에 묶인 경기 12개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를 낮춘 사례도 등장하며 가격 조정 압력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경기 주요 지역 아파트 매물 증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아파트 매물은 17만3915건으로 한달 전(16만2020건)보다 7.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27.3%의 증가율을 기록한 서울에 이어 전국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지역에 새로 묶인 경기 남부 12개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앞서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 등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성남시 분당구의 이날 기준 아파트 매물은 3306건으로 지난달 같은 날(2064건)보다 60.1% 급증했다. 이는 전국 시구군 중에서 서울 성동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시 동안구도 한 달 새 1809건에서 2875건으로 58.9% 증가하며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성남시 수정구 역시 같은 기간 586건에서 870건으로 48.4% 늘었다.

이어 ▲용인시 수지구 44.9% ▲하남시 44.1% ▲과천시 41.0% ▲성남시 중원구 37.0% ▲광명시 34.1% ▲의왕시 21.9% ▲수원시 영통구 20.3%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 지역 내 매물 증가율 상위 10곳이 모두 규제지역인 셈이다.

매물 출회가 늘면서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3일 기준) 강남과 인접한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0.1% 하락했다. 전주(-0.03%)에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다.

광명시는 전주 0.17% 상승률에서 0.15%로 상승 폭이 줄었다. 안양시 동안구도 2월 둘째 주 0.68%에서 셋째 주 0.26%로 낮아진 데 이어 이번 주에도 0.22%로 오름세가 추가로 둔화됐다.

경기 핵심지의 아파트 호가도 조금씩 내려가는 흐름이다. 과천시 원문동에 있는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59㎡는 올해 1월 19억1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바 있으나 최근 17억8000만원 호가의 급매가 등장했다.

분당시 정자동에 위치한 '한솔마을4단지주공' 전용 35㎡는 이달 9억9000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으나 9억5000만원에 매도하겠다는 집주인이 나타났다. 정자동의 '정든마을신화5단지' 전용면적 134㎡도 지난해 12월 실거래가가 18억7000만원을 기록했으나 최근 17억5000만원 호가가 나타났다.

이처럼 경기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호가가 낮아지는 배경에는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압박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현재 예정된 일몰 기한인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월 9일부터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75%(지방세 포함 82.5%)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세제 강화를 시사한 1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본격화됐다. 이후 정부의 세제 압박 기조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경기 규제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책 발언을 기점으로 매도 심리가 빠르게 반응했고 규제지역 전반으로 매물 증가가 번지는 구조로 해석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명확해지면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집중되고 있다"며 "서울에서 먼저 나타난 매도 움직임이 인접한 경기 규제지역으로 번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매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물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호가 조정 흐름도 5월 9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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