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개 숙인 13승 FA 최대어…148km 던져도 LG 타선 막을수 없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고작 2이닝만 던질 수밖에 없었다. KT 위즈의 '예비 FA 최대어' 엄상백(28)이 이번에도 LG 타선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엄상백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양팀은 2승 2패로 맞선 상태에서 최종전인 5차전까지 왔고 KT는 2차전 선발로 나왔던 엄상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팀의 1년 농사가 달린 경기. 엄상백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까. 엄상백은 1회부터 실점을 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홍창기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속 142km 직구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꽂으면서 이날 경기의 첫 탈삼진을 수확한 엄상백은 신민재에게 초구 시속 130km 체인지업을 던진 것이 좌전 안타로 이어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엄상백은 발 빠른 1루주자 신민재는 물론 타석에 들어선 '132타점의 사나이' 오스틴 딘도 신경을 써야 했다. LG는 런 앤 히트 작전을 반복하면서 엄상백을 흔들었고 엄상백은 오스틴을 상대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변화구 위주 승부를 하다 5구째 시속 146km 직구를 던졌으나 우중간 2루타를 맞고 말았다. 1루주자 신민재는 홈플레이트를 향해 슬라이딩을 했고 그렇게 엄상백의 첫 실점이 기록됐다.
엄상백은 오지환을 시속 144km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 삼진 아웃 처리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김현수에게 시속 134km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우측 펜스로 향하는 적시 2루타로 이어져 또 실점을 해야 했다. 2루주자 오스틴이 넉넉하게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는 타구였다. 김현수의 타구는 홈런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2루타로 인정됐다.
결국 엄상백은 2점을 주고 나서야 1회를 마칠 수 있었다. 엄상백이 1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상대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0안타'에 그치고 있는 문보경이었다. 문보경은 3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엄상백은 2회말 삼자범퇴로 안정감을 되찾는 것처럼 보였다. 선두타자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엄상백은 박해민에게 1~7구 모두 체인지업을 던진 끝에 중견수 플라이 아웃을 잡았고 문성주에게도 1~3구 모두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처리,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엄상백의 투구는 오래가지 않았다. 3회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도 1~2구 모두 체인지업을 던진 엄상백은 결국 우전 안타를 맞았고 KT는 손동현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날 엄상백이 남긴 투구 결과는 2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2자책). 투구수는 38개였고 체인지업 22개, 커터 10개, 직구 5개, 커브 1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었다. 직구 구속은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체인지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엄상백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의 아쉬움을 만회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투수수 등판했던 엄상백은 4이닝 동안 81구를 던지면서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무엇보다 생애 첫 FA 권리 취득을 앞두고 있어서 엄상백의 '큰 경기' 결과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올해 엄상백은 정규시즌에서 29경기에 나와 156⅔이닝을 던지면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개인 한 시즌 최다승과 최다 이닝 기록을 새로 쓰며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지난 9월 한 달 동안 3경기에 나와 15⅓이닝을 던져 2승 평균자책점 0.59으로 맹활약하며 가을야구 개막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줘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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