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괴물과 싸우느라 생각 짧았다…정신장애인 단체에 사과”
장상윤 수석 겨냥해 “괴물”…“대통령과 직접 대면해 대화할 필요”
임 회장, “정신분열자” 게시글 삭제…이례적으로 사과문도 올려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장애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신장애인 단체 대표에게 전화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는 욕설을 퍼부었다가 정신장애인 단체의 질타를 받자 직접 사과에 나선 것이다.
임 회장은 18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 파장 이후) 대한정신장애인가족연합회의 조순득 회장에게 직접 전화드리고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며 "(그러자 조 회장도) 그럴 수 있다며 (연합회) 회원들이 (장애인 비하 논란에 대해) 연락하면 잘 설명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이 여러 문제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는 걸 의협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저희(의협)가 (연합회를) 적극 도와드리겠다고 말했고 언제든지 소통하자고 잘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해선 "괴물과 싸우느라고 미처 심려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장 수석을 재차 '괴물'이라고 비난했다.
또 '장 수석과 직접 대화에 나설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국민 목숨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사람과 도대체 무슨 대화가 필요하겠느냐"며 "윤석열 대통령하고 직접 대면해서 대화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장 수석은 지난 10일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이후 처음으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대위원회와의 공개 토론에 나선 바 있다.
앞서 임 회장은 전날(17일) 오후 11시3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수석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았다.
그는 "내년 예과 1학년의 경우 올해 신입생과 내년 신입생을 합쳐 7500여 명이 수업을 듣게 된다. 예과 1학년 교육 특성을 감안해 분반 등으로 대비하면 교육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 고위관계자를 장 수석이라고 특정했다.
그러면서 "장상윤 이 작자는 도대체 제정신인지. 매일 같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 듣는 것도 지친다"며 "장상윤은 무책임한 소리 그만하고 내가 하는 얘기가 틀리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책임지겠다고 하고, 공탁해야 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임 회장의 발언을 두고 명백한 '장애인 비하'라는 반발이 일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정부의 부당함과 교육의 질 저하는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지만,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법정 유일 의사단체의 수장으로서 '개소리'라는 경멸적인 표현에 더해 의학계에서 이미 '조현병'으로 순화한 '정신분열증'을 쓰며 정신장애인을 비하했다며 뭇매를 맞았다.
정신장애인 단체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현택 의협회장의 조현병(옛 정신분열병) 환자분들에 대한 비하와 멸시 표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다른 사람도 아닌 의사협회 회장께서 (더구나 공개적으로) 그런 표현을 하신 것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현병 당사자에게 공개적이고 정중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임 회장은 이날 오후 해당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임 회장은 그동안 페이스북에서 남긴 발언들이 직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특별히 사과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번 사과문에서 "정신과 환자분들과 그 가족들 및 주치의 선생님들께 부적절한 표현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거북한 발언 등을 이유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임 회장은 시사저널에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적(정부)과 싸우는 전쟁 상황에서 모든 걸 생각하고 하나씩 격식을 차려서 싸울 것이냐, 아니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싸울 것이냐를 두고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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