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으면 몸 합체하는 해파리들…소화관도 융합돼

이병구 기자 2024. 10. 8. 14: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상처입은 해파리 2마리가 합체해 신경계, 소화관까지 공유할 정도로 동기화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케이 조쿠라 영국 엑서터대 리빙시스템연구소 연구원팀은 다친 빗해파리(comb jelly, 학명 Mnemiopsis leidyi) 2마리가 몸을 융합해 하나로 합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신경계가 동기화돼 한쪽 해파리에 자극을 가해도 융합된 해파리 전체가 동시에 반응한다는 뜻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빗해파리 2마리가 융합된 모습. 해파리들은 근육이 동기화되어 한쪽 해파리를 건드려도 함께 반응했다. Mariana Rodriguez-Santiago 제공

상처입은 해파리 2마리가 합체해 신경계, 소화관까지 공유할 정도로 동기화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실험 결과 10번에 9번 정도로 흔하게 일어났다. 합체가 해파리의 생존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케이 조쿠라 영국 엑서터대 리빙시스템연구소 연구원팀은 다친 빗해파리(comb jelly, 학명 Mnemiopsis leidyi) 2마리가 몸을 융합해 하나로 합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바닷물 탱크에 빗해파리 개체군을 두고 관찰하던 중 비정상적으로 큰 개체를 발견했다. 원래 하나여야 하는 입과 기관 일부가 2개씩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개체가 부상당한 두 해파리가 융합해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이 몸 일부를 손상시킨 해파리 2마리를 상처 부위끼리 붙여 고정하고 지켜본 결과 10번 중 9번은 두 해파리가 하나로 합쳐져 최소 3주 동안 생존했다.

합체한 두 해파리는 처음 1시간 동안에는 각각 움직였지만 자극에 대한 근육 수축 타이밍이 점점 동기화됐다. 2시간이 지나자 융합된 해파리들의 근육 수축은 95%가 동기화됐다. 신경계가 동기화돼 한쪽 해파리에 자극을 가해도 융합된 해파리 전체가 동시에 반응한다는 뜻이다. 하룻밤이 지나자 두 해파리는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융합됐다.

연구팀은 "융합된 해파리의 한 쪽에 기계적 자극을 가하면 다른 쪽에서도 근육 수축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먹이를 소화시키는 소화관도 하나로 융합됐다. 해파리 융합체의 한쪽 입에 새우를 먹이자 음식물 입자는 융합된 관을 통과한 뒤 융합되지 않은 양쪽 항문에서 모두 배설물을 내보냈다. 배출이 동시에 이뤄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빗해파리는 자신의 조직과 다른 동종의 조직을 구별하는 '동종 인식 메커니즘'이 부족할 수 있다"며 "두 개체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생존 전략으로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연구를 통해 손상된 조직의 이식·재생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cub.2024.07.084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