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만 데려오면, 월 수익 천만 원"…'꼬꼬무', 다단계 기업 SMK 조명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다단계 업체에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24일 방송될 '꼬꼬무'는 '인간사냥-피라미드의 덫' 편으로, SMK(숭민코리아종합유통)를 조명한다.
때는 1998년, 전국 곳곳에서 20대 초중반의 젊은 남녀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명문대생부터 갓 제대한 사람,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생까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자식을 찾아 나선 부모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그렇게 사라진 청년들의 첫걸음에는 친구의 전화가 있었다.
제대하자마자 고교 시절 친구에게 3일간의 아르바이트를 제안받고 강남으로 찾아간 석민이(가명). 같은 해 대학생 현주(가명)도, 취업 준비생 창호(가명)도 자신의 절친에게 비슷한 연락을 받고 강남으로 향했다. 그날 이후 그들은 기가 막히게 똑같은 3일을 보내게 되고, 그 3일은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석민, 현주, 창호가 각자의 친구를 따라간 곳은 강남의 한 고층 건물. 그 안에 들어서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한 달에 수천만 원을 벌고 고급 외제 차를 탄다는 20대가 통장을 보여주며 '당신도 나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건은 단 하나였다. 한 달에 자석요를 판매할 지인 세 명을 데려오는 것. 내가 세 명, 그 세 명이 각각 또 세 명, 이렇게 피라미드 모양으로 잘 뻗어 나가기만 하면 3개월 만에 월 천만 원을 벌게 된다는 기적의 논리였다. 바로 국내 최대의 다단계 업체 SMK(숭민코리아종합유통)의 판매 방식이다.
그렇게 친구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해 3일의 교육을 듣고 다단계 판매원이 된 젊은이들만 수십만 명. 그들은 집을 나와 합숙까지 하며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골몰했다. 그 덕에 승승장구하는 회사와 달리 대부분의 회원은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다단계 판매원이 되기 위해 수백만 원의 돈을 빌려 자석요를 구매한 것이 몇 배의 빚으로 불어나고, 인간 사냥하듯 주변 친구들을 끌어들이다 결국 모두에게 외면받게 되자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판매원들도 늘어났다.
연일 다단계 피해자들의 뉴스가 보도되지만 정작 SMK(숭민코리아종합유통)에서는 '회사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는데, 다단계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단속도 처벌도 쉽지 않던 상황이었다.
다단계에 빠져드는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또래 대학생들 대여섯 명이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온라인 기반의 '안티피라미드' 활동을 펼쳐나간 것. 처음엔 미미했던 그들의 작은 날갯짓은 생각지 못한 변화를 불러오기 시작했다. 과연 이들은 거대한 피라미드는 무너질 수 있을까, 당시의 이야기를 '꼬꼬무'의 장트리오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이 전한다.
이번 '꼬꼬무'의 이야기에는 배우 류승룡, 박명훈, 카라 멤버 겸 배우 한승연이 친구로 나선다.
류승룡은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에 등장했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류승룡은 아마존에서 만난 활의 명수들과 만들어가는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소식을 전하며 매력 넘치는 입담을 펼쳤다. '그날'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자신이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밝힌 그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그날'의 피해자들과 동시대를 보낸 한 청춘으로서 깊이 공감하며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자신이 겪었던 황당한 판매의 경험, 생선 사기당한 일 등 '웃픈' 에피소드들을 쏟아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는 영화 '기생충'의 '지하실 아저씨' 배우 박명훈이다. '그날'의 인물들과 같은 나이였던 그는 유심히 이야기를 듣다가 "나도 대학생 때 SMK(숭민코리아종합유통)에 다녀왔다"며 충격 고백을 해 제작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말에 MC장현성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놔, 당시 얼마나 많은 청년들에게 다단계의 손길이 뻗쳤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떻게 다단계 피해를 면할 수 있었을지, 그 사연이 공개된다.
'꼬꼬무'의 단골 친구인 한승연이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다시 한번 찾아왔다. 처음엔 생소한 그 시절 다단계 판매 방식에 놀라워하며 몰입하던 한승연은 '자석요'가 등장하자 '할머니가 구매하셨던 물품 중 하나'라며 반가워했는데, 이내 그 내부를 살펴보다 분노했다. 과연 한승연을 화나게 한 자석요의 실체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꼬꼬무'의 '인간사냥-피라미드의 덫' 편은 24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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