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창녕의 보물
관룡사와 용선대, 걷는 길마다 전설이 살아있다

한 번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산자락에 몸을 맡기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 길 끝에서 마주한 건 천년의 숨결을 품은 고즈넉한 사찰,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 위에 앉은 조용한 미소였습니다.
신라의 호국사찰, 관룡사에서
시작하는 길

창녕 화왕산 자락에 위치한 관룡사는 통일신라 8대 사찰 중 하나로 알려진 천년고찰입니다. 그 이름부터 전설을 품고 있는데요. 원효대사가 백일기도를 올리던 중 아홉 마리 용이 연못에서 승천하는 광경을 보고, 산 이름은 구룡산, 절 이름은 관룡사로 지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요한 숲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소박하면서도 고졸한 관룡사 대웅전이 맞이합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조선시대에 다시 복원된 이 대웅전은 현재 보물 제212호로 지정되어 있죠. 이외에도 석조여래좌상, 약사전, 삼층석탑 등 문화유산이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사찰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합니다.
절벽 끝에 앉은 부처, 용선대


관룡사에서 500m쯤 더 걸어 올라가면, 화강암 절벽 위에 자리한 ‘용선대’에 다다릅니다. 이곳에는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된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요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불상은 마치 세상의 모든 풍파를 담담히 바라보는 듯한 평안한 기운을 풍깁니다.


아래에서 보면 아찔한 벼랑 같지만, 막상 다가서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곳. 절벽 위 불상과 그 주변에서 마주치는 창녕 평야의 풍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묵화입니다. 억새가 피는 가을에 이 길을 찾는다면 황금빛 물결이 끝없이 펼쳐지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관룡사·용선대 이렇게 둘러보세요
코스 추천
관룡사 주차장 → 대웅전 → 사찰 유물 탐방 → 용선대 → 회귀
왕복 약 1.2km, 소요시간 약 40~60분 소요됩니다.
팁
가벼운 등산화나 트레킹화를 추천합니다. 여름철에는 모기·벌레 기피제도 챙기세요.
연계 추천지
바로 근처에 있는 우포늪과 우포출렁다리, 화왕산 억새평원까지 함께 돌아보면 하루 종일 여유로운 자연 탐방이 가능합니다.


자연을 닮은 시간 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길 창녕의 관룡사와 용선대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고요한 시간을 되찾는 쉼의 장소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고요한 사찰의 기운과 천년 불상의 시선을 따라 걷는 길, 그 자체가 하나의 명상이 되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