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책무구조도 실행 원년을 맞아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중간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업권 통틀어 가장 먼저 제도를 도입한 은행권은 '시범 케이스'가 되지 말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며 긴장감이 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책무구조도 도입 반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금융지주를 비롯해 은행과 대형 금융투자 및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운영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근본적으로 금융사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책무구조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지주 1개사, 시중은행 5개사, 외은지점 1개사 등 8개사에 대해 21일부터 현장점검을 벌인다. 나머지 회사는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9월 서면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전 컨설팅 내용을 준수하고 있는지 금감원에서 점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권이 제출한 책무구조도가 기본 뼈대인 만큼 모범적으로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금융사고 발생 이후 제재에 초점이 있어 성과에 관해서는 미지수라 보이는데,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비판과 금융사고가 줄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점검 대상은 1월3일 책무구조도를 도입한 지주 및 은행 62개사 중 은행검사국의 정기검사 대상을 제외한 44개사(금융지주 6곳, 은행 15곳, 외은지점 23곳)다.
금감원은 대형 금융투자 및 보험회사의 경우, 책무구조도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해 사전 컨설팅에서 안내했던 주요 권고사항의 반영 여부와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 현황 등을 중심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책무구조도의 시행 이후 현업 임원이 내부통제를 본인의 업무와 책임으로 인식하는 등 긍정적 변화가 확인되고 있으나, 각 업권이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점검 결과 확인된 미비점에 대해 금융회사에 개선·보완을 권고하고 이행 결과를 지속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며 "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업계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 개개인의 책임을 세부 업무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금융사고 발생 시 해당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금융사고의 적발 시점이 아닌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 제도는 지난해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금융지주와 은행권에 도입됐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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