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차량 스마트키 침수 사고 급증…응급처치 방법은 따로 있다

물놀이 후 젖은 주머니 속 스마트키를 꺼낸 순간, 대부분의 운전자는 당황해 버튼을 눌러보지만 이는 최악의 대응일 수 있다. 전자 회로 기반 스마트키는 침수 시 전원 차단과 자연 건조가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 대처법으로 꼽힌다.
여름철 물놀이·폭우 후 “스마트키 눌렀다 망가졌어요”
최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차량 스마트키 침수로 인한 고장 사례가 늘고 있다. 해변, 계곡, 워터파크 등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7~8월에는 젖은 수영복 주머니에 스마트키가 들어 있었던 사실을 나중에 인지하거나, 예고 없이 쏟아진 폭우에 젖는 일이 빈번하다.

이때 많은 운전자가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스마트키의 ‘열림’ 또는 ‘잠금’ 버튼을 반복해서 눌러보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응이 오히려 스마트키를 완전히 손상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버튼 누르기? 합선 유발하는 가장 위험한 행동
스마트키는 단순 리모컨이 아니라, 회로 기판과 센서, 배터리가 내장된 ‘전자 장치’다. 침수된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면, 물이 묻은 회로판에 배터리 전류가 흐르며 합선(쇼트)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회로 일부가 타버리거나 접촉 불량이 생겨, 원래 작동하던 키마저 사용 불능 상태가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기·전자 수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침수된 스마트키의 1차 피해는 물 자체가 아닌,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쇼트 현상이다. 버튼을 누르지 않고 빠르게 전원을 차단하면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 작동을 시도하는 순간부터 복구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헤어드라이어도 금물…열 손상으로 부품·케이스 모두 위험
또한 일각에서는 스마트키를 빠르게 말리기 위해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고열은 내부 전자칩, 배선, 납땜 부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플라스틱 케이스 자체가 열에 변형되거나 틈이 벌어지는 원인이 된다.
자동차 서비스센터 관계자들은 “스마트키는 열에 민감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며 “일반 드라이기 온도만으로도 특정 회로가 녹거나 단선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응급처치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와 열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다.

물에 빠진 스마트키 살리는 ‘4단계 응급처치’
스마트키 침수 시 가장 효과적인 대처는 아래의 4단계 응급조치다.
① 즉시 배터리 분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배터리 제거다. 스마트키는 대부분 내부에 동전형 배터리를 사용하므로, 키 케이스를 열어 즉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보통은 내장된 수동 열쇠를 꺼내 틈새를 눌러 열 수 있다.
② 깨끗한 물로 헹구기 (해수·계곡물일 경우)
바닷물이나 계곡물에 빠졌을 경우, 소금기나 이물질이 부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는 흐르는 수돗물로 간단히 헹궈주는 것이 오히려 부식 방지에 효과적이다. 수돗물에 빠졌다면 이 과정은 생략해도 된다.
③ 자연 건조 및 제습제 활용
스마트키를 분해한 후 물기를 부드러운 천으로 닦고, 쌀통이나 실리카겔(제습제)과 함께 밀폐 용기에 넣어 최소 24~48시간 이상 자연 건조시킨다. 습기를 흡수하는 환경을 조성해 내부까지 충분히 건조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④ 새 배터리 삽입 후 작동 확인
완전히 건조된 후, 기존 배터리가 아닌 새 배터리를 삽입해 작동 여부를 확인한다. 정상 작동 시에도 초기 신호 인식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차량 근처에서 1~2회 정도 여유 있게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
침수 스마트키, 인내심이 살린다
스마트키는 대부분 정품 기준 수십만 원대에 이르며, 차종에 따라 재등록 및 설정 비용까지 포함하면 교체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 단순한 실수로 생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 조급함을 버리고 전원 차단과 자연 건조에 집중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방수 케이스 사용, 키 보관 위치 주의, 비상 수동 키 확보 등 사전 예방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키는 전자제품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기계식 키와는 달리, 물과 전기가 동시에 작동하는 순간 복구 불능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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