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털이' 명물 갈색곰 사망에 슬픔빠진 伊산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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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동부 아브루초의 산골 마을에 자주 출몰해 명물 취급을 받던 갈색곰이 차에 치여 죽자 주민들이 슬픔에 잠겼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이 '유안 카리토'라는 이름을 지어줬던 3살짜리 마르시칸 갈색곰은 23일 오후 소도시 카스텔 디 산그로에서 차에 친 뒤 숨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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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이탈리아 남동부 아브루초의 산골 마을에 자주 출몰해 명물 취급을 받던 갈색곰이 차에 치여 죽자 주민들이 슬픔에 잠겼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이 '유안 카리토'라는 이름을 지어줬던 3살짜리 마르시칸 갈색곰은 23일 오후 소도시 카스텔 디 산그로에서 차에 친 뒤 숨이 끊겼다.
마르코 마르실리오 아브루초 주지사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갈색곰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카리토의 죽음은 아브루초 주민들뿐 아니라, 영상을 통해 이 곰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자라 온 과정을 지켜본 세계 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애석함을 표현했다.
마르시칸 갈색곰은 아브로초 국립공원 내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 동물로, 현재 남은 개체수는 약 50여 마리에 불과하다.
카리토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 유명해졌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려는 두 번의 시도가 실패한 뒤에는 더 용감하게 마을로 내려오곤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을 분수대에서 물을 마시는 장면이 목격되곤 한 카리토는 이따금 마을의 소나무 숲에서 잠을 잔 뒤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거나, 사람들이 먹다 남긴 피자와 샌드위치를 찾아 먹으면서 사람 가까이 머물러 친근감을 샀다.
특히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로카라조를 마치 제집처럼 드나든 카리토는, 2021년 말에는 시내 빵집에 침입해 갓 구운 비스켓 한 판을 먹어 치우는 식성도 과시했다.
이 사건 직후 포획된 카리토를 사람들은 산속 깊은 곳에서 놓아줬지만 그는 얼마 뒤 마을로 돌아왔고, 지난해 3월 두 번째로 붙잡힌 후에는 한동안 갇혀 지내야 했다.
이달 초 로카라조 스키 슬로프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카리토의 비보가 전해지자 트위터에는 "그는 우리의 일원이었다", "그의 자유로운 성격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 등의 애도가 쏟아졌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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