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보겠습니다”… 마을이 한마음으로 키우는 특급 유망주, 올해가 붉은 말의 해라는데

김태우 기자 2026. 2. 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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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달라진 모습과 함께 이제 다시 1군 쇼케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이승민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미야자키(일본), 김태우 기자] SSG는 지난해 중반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인 이승민(21·SSG)에게 입대를 제안했다. 아직 1군에서 자리를 잡을 단계는 아니니 일단 군 문제를 해결하고 2년 뒤를 기약하자고 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원서를 넣어보고, 안 되면 현역으로 병역을 수행하자고 설득했다.

보통의 어린 선수들은 구단의 제안을 물리치기 어렵다.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SSG의 제안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이승민도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고민을 한 끝에, “1년 더 해보겠다”고 구단에 부탁했다. SSG 또한 그런 이승민의 생각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 이승민에게도 나름의 합당한 사연이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승민은 당시를 두고 “구단에서 너무 감사하게도 그걸 받아들여 주셨다”고 떠올렸다.

휘문고 당시 전설적인 야구 선수인 이병규 LG 2군 감독의 아들로 유명세를 떨쳤던 이승민은 2024년 SSG의 2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당시 신인드래프트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도 화제를 모은 선수였다. 신인 시절부터 꾸준히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소화하며 나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1군 투수들의 공을 상대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는 못했다. 기술이나 재능 문제가 아니었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수비 문제도 아니었다.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명기 퓨처스팀(2군) 타격코치는 “피지컬이나 재능은 좋은 선수다. 타구 스피드도 엄청나게 빠르고, 파워도 있고 수비수로서도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다. 주력도 느리지 않고 건강하고 또 성실하다”고 칭찬하면서도 “경기에 들어가면 정작 그것에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에서 퍼포먼스가 덜 나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스스로 의심이 너무 많다는 아쉬움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 타격은 물론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승민은 성향에서도 많은 것이 달라지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그런 이승민을 SSG 2군이라는 ‘마을’이 보듬었다. 이명기 나경민 코치는 “너는 충분히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기를 살렸다. 경기에서 너무 생각이 많은 선수인 만큼 이것저것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면 선수가 혼란을 느낄까봐 걱정했다. 가장 좋았을 때 느낌, 그 하나만 보고 가자고 명확하게 방향성을 잡아줬다. 이승민은 그 과정에서 변해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딱 감이 왔다. 그 감을 놓고 싶지 않았다. 입대 제안에 “1년만 더 하겠다”고 매달린 이유였다.

이승민은 “이명기 나경민 코치님이 엄청 도와주셨다. 내가 헤맬 때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잘못된 길을 다 없애주셨다. ‘이게 좋은 느낌이니 이렇게 가자’고 길을 많이 알려주셨다. 많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하자고 하셨다”면서 “코치님들뿐만 아니라 주위의 형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나한테는 엄청나게 큰 응원으로 다가왔다. 나름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 잘 만나는 것도 진짜 복이라고 하던데 ‘올해 한번 뒤집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지난해 시즌 막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딱 2경기, 5타석이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내내 뛰어오던 2군에서 느끼지 못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모두의 응원에 감사함을 느꼈고, 더 열심히 해보자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승민은 “(입대 연기를) 후회하더라도 지금 당장 내가 후회하지 않을 길을 가보자고 싶었고, 스프링캠프에 와서 ‘뒤가 없다’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입단 후 찾아온 가장 좋은 감과 자신감으로 1군에 부딪혀보겠다는 각오다.

▲ SSG 퓨처스팀은 이승민의 자질을 높게 평가하며 모두가 기를 살리기 위한 시간을 보냈고, 이승민도 그에 감사하며 후회하지 않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SSG랜더스

그런 이승민에게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왔다.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실전 위주의 1군 2차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승민도, 구단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SSG 퓨처스팀의 마음은 어쩌면 조마조마다. 가진 것이 워낙 많은 이승민의 1군 쇼케이스를 기대하면서도, 또 1군의 부담감을 느껴 자신과 싸우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는 심정이다.

하지만 이승민은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승민은 “결과를 떠나서 1군행이 그 자체로 나한테 충분히 재미있고 행복한 경험일 것 같다. 눈도장보다는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재미있게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간다”면서 “나한테 주어진 상황이고 기회가 왔다 보니까 그 상황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나한테 주어진 기회를 후회 없이 보여드리고 싶다. 타석에서 쉽게 지고 나오는 성향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고, 어떤 상황이 오든 준비했던 것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민의 단단한 각오를 들으니, ‘적토망아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선수에게 ‘붉은 말의 해’가 꽤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SSG 퓨처스팀의 코칭스태프들과 선배들의 각별한 관심을 모은 이승민은 이제 1군에서 자신이 준비한 것을 후회 없이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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