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지각러 쉐보레 이쿼녹스의 진짜 최종 출시

작년 한해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소형 자동차는 무엇일까요? 저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한국GM에서 출시한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Trax Crossover)를 빼놓기는 어려울 거예요. 출시 당시만 해도 가성비는 물론 세단과 SUV 중간에 위치한 말 그대로 CUV 스타일링으로 큰 인기몰이를 했죠. 덕분에 2024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Car of the Year를 수상하기도 했고요.

이처럼 작년 한해를 뜨겁게 달군 트랙스 크로스오버 덕분인지 한국GM 그리고 쉐보레의 신차 소식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요. 올해에는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 풀체인지 모델과 함께 중형급 SUV 전기차가 마침내 한국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쉐보레 이쿼녹스(Equinox)예요.


싼타페, 쏘렌토에
무릎 꿇었던 과거

우리나라에서 이쿼녹스가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건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2018년의 일이었어요. 그전까지 한국GM에서는 자사의 중형 SUV 라인업으로 캡티바를 투입했죠. 다만 캡티바는 2006년 GM대우 시절 출시된 윈스톰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무려 12년 동안 판매돼 새로운 차종의 투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는 거예요.

이에 한국GM이 야심차게 한국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SUV가 바로 이쿼녹스로,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차종이었죠. 따라서 당시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 속에서 데뷔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았어요.

한국시장에 출시된 이쿼녹스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었는데요. 여기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이쿼녹스 2세대의 경우 휠베이스가 무려 2,850mm를 초과하는 등 당시 중형에서 준대형급 사이에 해당하는 큰 크기의 SUV였으나, 3세대부터는 휠베이스가 125mm 나 줄어들어 체급이 준중형과 중형급 사이 정도로 꽤 작아졌어요.

이는 쉐보레에서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사이에 블레이저(Blazer)라는 새로운 차종을 추가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사실상 쉐보레 SUV 라인업에서 이쿼녹스는 준중형급에 가까운 차종인 거죠.

이쿼녹스 3세대의 제원은 전장 4,650mm, 전폭 1,845mm, 전고 1,660mm, 휠베이스 2,725mm로 그 당시 싼타페(TM), 쏘렌토(UM) 와 비교하면 작은 크기이지만 투싼(TL)과 스포티지(QL)보다는 확실히 큰 크기를 갖췄어요. 따라서 국내에서 이쿼녹스는 중형 SUV로 판매됐었는데요.

수입 모델 특성상 가격이 국산 중형 SUV 대비 100~200만 원 높게 책정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파워트레인은 그 크기 특성상 조금 더 낮은 배기량이 탑재된 부분도 사람들에게 다소 아쉬움을 남겨준 것으로 보여요.

이에 이쿼녹스의 국내 판매량은 저조했는데요. 한때 월 100대 미만으로 팔리는 등 단종설까지 돌기도 했으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한국시장에도 선보이며 계속해서 판매를 지속했어요. 그러다 2024년 4월 기준 현행 라인업에서 이쿼녹스가 제외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올해 중으로 판매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쿼녹스 EV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돼요.

아울러 지난 1월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된 이쿼녹스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해당 모델의 경우 내년 중 한국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 거의 다 왔어~
미루기의 귀재 이쿼녹스

비록 이쿼녹스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한국에서 부진을 겪었으나, 미국 시장에서는 이와 반대로 승승장구하는 기세를 보여줬어요. 쉐보레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뿐만 아니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HLDI)에서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IIHS TOP SAFETY PICK+)를 수상하는 등 판매량, 안전성 등 여러 부문에서 매우 큰 활약을 보였죠. 이에 GM은 지난 2022년 1월 이쿼녹스라는 이름을 활용한 새로운 전기차, 이쿼녹스 EV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러요.

이쿼녹스 EV는 현행 내연기관 모델보다 더 큰 크기를 갖춘 중형급 SUV 전기차로 기획됐는데요. 최초 공개 당시 가격이 약 3만 달러부터 시작한다고 하여 큰 화제가 됐어요. 상당한 크기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감안할 때 상당히 저렴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이쿼녹스 EV는 한국에도 출시된다고 알려져 국내에도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전기차 보조금을 더할 경우 그 당시 환율 기준으로 일부 지역에서 무려 2천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야기했죠. 한 가지 문제라면 최초 공개 당시 이쿼녹스 EV의 예상 출시일이 북미시장 기준 2023년 3분기 중이었으나, 결국 지켜지지 않았어요.

이쿼녹스 EV의 원래 예정된 출시 시점인 2023년 10월, GM은 이쿼녹스 EV 생산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이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장기 파업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춤세로 인한 GM의 전동화 전략이 수정된 것에 영향을 받았죠. 다행히 올해 2월에는 GM이 가격을 최종 확정하는 등 마침내 출시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인데요. 북미시장 기준 올해 2-3분기 중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당초 계획 대비 약 1년 정도 연기된 셈이죠.

앞서 말했듯이 이쿼녹스 EV는 국내에도 출시된다고 알려져 큰 관심을 모은 바 있어요. 그리고 마침내 지난 2월 한국GM이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GM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이쿼녹스 EV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죠.

출시되기도 전 주변의 우려하는 목소리부터 듣게 된 이쿼녹스 EV였지만, 이런 저런 일을 다 겪고나서 마침내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주목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단 나오기만 해!
이쿼녹스 EV 미리보기

이쿼녹스 EV는 GM의 얼티엄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기 SUV로 앞서 말했다시피 최초 공개 당시 가격을 3만 달러로 책정해 큰 화제가 됐어요. 여기서 얼티엄 플랫폼이란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쉐보레뿐만 아니라 캐딜락, GMC는 물론 혼다 일부 전기차에도 탑재되고 있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쿼녹스 EV의 크기는 전장 4,845mm, 전폭 1,913mm, 전고 1,644mm, 휠베이스 2,954mm로 중형 전기 SUV 중에서 테슬라 모델 Y와 비교해도 전폭을 제외하고는 모두 더 큰 크기를 갖춘 차종이에요. 내연기관 모델을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중형을 넘어서 준대형급 수준을 갖췄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쿼녹스 EV의 파워트레인은 크게 두 가지고 구분되고 있어요. 첫 번째는 구동모터 한 개가 장착된 전륜구동 모델이며, 다른 하나는 두 개의 구동모터가 탑재된 사륜구동 eAWD 예요. 우선 전륜구동 모델의 최고출력은 210마력, 최대토크는 33.5kgf.m 인데요. 쉐보레에 따르면 전륜구동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미국 EPA 기준으로 319마일(약 513km) 정도로 설명했어요.

사륜구동 eAWD의 경우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7.8kgf.m의 힘으로 시속 100km 도달속도는 6초 미만을 기록한다고 해요.

이쿼녹스 EV는 북미시장에서 1LT, 2LT, 2RS, 3LT, 3RS 등 총 다섯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어요. 그중 엔트리급 트림인 1LT에는 19인치 휠, 11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7.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기본 탑재돼요. 그리고 상위 트림부터는 파노라믹 선루프, 열선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쉐보레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슈퍼크루즈 등이 적용되죠.

차량의 가격은 1LT 33,600달러, 2LT 41,900달러, 3LT 43,900달러, 2RS 43,400달러부터 시작되는데요. 지난 2022년 1월 최초 공개 당시 가격과 비교할 때 약 3,600달러 정도 높게 책정됐어요. 현재 환율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한화 약 4,600만 원으로 국내에서는 5천만 원 초반대로 책정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아무리 높아도 시작가격은 올해 우리나라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 중 하나인 가격 5,500만 원 미만 범위 내에서 책정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한편 GM은 지난 1월 23일, 이쿼녹스 내연기관 풀체인지 모델, 2025 쉐보레 이쿼녹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어요. 이쿼녹스 EV와 다르게 이쪽은 현행 3세대 모델의 완전변경 모델인데요.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준중형급 SUV로 출시됐어요. 이쿼녹스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최신 쉐보레 디자인 언어를 내 외관에 그대로 이식하면서, 1,900mm가 넘는 동급 최대 수준의 전폭을 갖춰 실내 쾌적성이 향상된 것이 주요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쿼녹스 4세대 풀체인지의 제원은 전장 4,653mm, 전폭 1,902mm, 전고 1,667mm, 휠베이스 2,730mm로 현행 투싼(NX4)과 비슷한 체급을 갖췄는데요. 다만 전폭의 경우 현행 싼타페(MX5) 수준으로 넓어졌어요. 이전 세대와 비교할 경우 전장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나 전고가 낮아지고 좌우폭이 넓어져 차량의 실루엣이 제법 날렵할 것으로 보여요.

파워트레인은 이전 세대와 동일한 1.5리터 직렬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는데요. 전륜구동인 경우 무단변속기(CVT)가, 사륜구동일 경우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고 하는군요. 여기에 더해 지난 3월에는 쉐보레 중국법인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또한 공개했는데요.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한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결합된 방식으로 알려져 있어요.

최근 국내 자동차 전문 매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쿼녹스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내년 상반기 중 국내 공식 출시될 것이라고 점쳤어요.


북미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이쿼녹스는 한국에서 많은 관심 속에 데뷔했으나 그 결과는 아쉬움이 가득했어요. 하지만 올해 이쿼녹스는 전기차로 다시 한번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에요.

게다가 최근 물이 오른 최신 쉐보레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내연기관 풀체인지 모델이 내년 상반기 중 출시가 예정된 상황. 과연 올해부터는 싼타페, 쏘렌토라는 큰 산 앞에서 이쿼녹스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이미지 출처 - 제조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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