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동글동글 연둣빛 ‘완두콩’…아이들 입맛 ‘취향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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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금이 작가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의 동화 중 특이한 소재 때문에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완두콩 공주'다.
안데르센의 또 다른 동화 '다섯 개의 완두콩'은 같은 소재지만 한결 따뜻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운 연둣빛에다 동글동글 귀여운 완두콩은 왠지 동화 속 소재로 꽤 어울리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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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모양, 동화 속 소재로
‘안데르센’ 작품에 종종 등장
연하고 콩 특유 비린내 적어
오므라이스·짜장면 위 장식
돋보이는 색감…식욕 자극
달콤하고 아삭한 ‘완두순’
국·샐러드·볶음요리에 활용


우리나라 이금이 작가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창작 아동문학의 아버지 안데르센은 “모든 사람의 일생은 신의 손가락으로 쓰인 동화”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유럽의 민간 설화를 작가 본인의 스타일로 각색하고 다양한 명작을 집필했는데 ‘눈의 여왕’이나 ‘인어공주’는 오늘날까지도 2차 창작물이 만들어질 정도다.
하지만 그의 동화들 이면을 보면 은연중 어두운 부분이 적지 않다. ‘아동문학’이라는 개념이 낯설었던 시절, 다듬어지지 않은 잔혹한 내용의 민담을 그대로 전한 작품도 있다. 평생을 독신으로 외롭게 살아온 그의 고독과 괴로움이 동화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그의 동화 중 특이한 소재 때문에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완두콩 공주’다. 폭우가 오는 어느 날, 주인공인 왕자와 그의 어머니 왕비는 하룻밤 재워달라는 여인을 맞아들인다.
자신이 공주라는 말에 반신반의한 왕비는 수십장의 매트리스 아래 완두콩 하나를 놓고 그녀가 콩의 존재를 감지하는지 시험한다. 진짜 공주라면 잠자리 아래 콩 하나도 거슬릴 수 있다는 것. 다행히 공주가 맞았던 여인은 이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왕자와 결혼한다는 결말이다.
이 동화를 두고 평론가들은 가난하고 낮은 신분이었던 그가 작가로 유명해지고 상류사회에 진입했음에도 겉돌 수밖에 없었던 데 주목하고 있다. 침대 밑 완두콩은 감출 수 없는 예술가의 기질을 나타낸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까다로운 특권층에 대한 풍자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안데르센의 또 다른 동화 ‘다섯 개의 완두콩’은 같은 소재지만 한결 따뜻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의 콩깍지 속에서 자란 다섯 완두콩이 새총으로 쏘아 올려지며 뿔뿔이 흩어진다. 다른 형제들은 하수구에 떨어져 썩거나 새에게 먹히지만, 한 완두콩만은 병을 앓고 있는 소녀의 방 창가에 떨어진다.
완두콩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 예쁜 꽃을 피워내는 모습에 소녀는 위로받고 완두콩과 교감하며 병을 떨치고 일어난다. 모순적이게도 ‘될 대로 돼라’고 생각하며 싹을 틔운 완두콩이 가장 의미 있는 삶을 이뤄낸 셈이다.
고운 연둣빛에다 동글동글 귀여운 완두콩은 왠지 동화 속 소재로 꽤 어울리는 식물이다. 다른 콩에 비해서 연하고 비린내가 적어 콩이라면 질색하는 사람들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딸을 위해 아버지 양관식(박보검 분)이 밥 위에 듬뿍 올려주는 ‘보리콩’이 바로 완두콩으로, 실제로 아이들도 좋아하는 몇 안되는 채소다.
경양식집 오므라이스나 볶음밥에 얹어진 완두콩은 색감을 돋보이게 하고, 까만 짜장면 위 장식으로 완두콩 몇알이 올라간다. 사실 완두콩 색을 결정짓는 우성 유전자는 노란색이지만 사람들이 녹색을 선호하다보니 시중에 더 흔해졌다고 한다.
제철 햇완두콩은 살짝 삶아내 소금을 뿌리거나 뜨거운 버터를 얹어 먹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다만 삶은 콩은 금방 수분이 빠져 쭈글쭈글해지니 바로 먹는 게 좋다.
완두콩을 발아시켜서 먹는 완두순이 최근 들어 건강식으로 각광받는다. 발아 과정에서 당과 녹말이 발생하며 맛은 달콤해지고 줄기의 식감은 아삭아삭하다. 콩나물처럼 국에 넣으면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샐러드와 볶음요리 등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정세진 맛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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