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여유로움으로 완성한 '손해 보기 싫어서'[TF인터뷰]
손해 보기 싫은 손해영 役으로 열연
"'로코',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러블리'(사랑스러움)를 의인화한다면 아마 신민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보고만 있어도 미소 짓게 만드는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작품 속으로 이끈다. 이번 '손해 보기 싫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칫 비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를 신민아만의 매력으로 완벽하게 재해석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로코'(로맨틱 코미디)가 그저 재밌다는 신민아다.
배우 신민아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손해 보기 싫어서'(극본 김혜영, 연출 김정식)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손해 보기 싫어하는 손해영 역을 맡은 신민아는 "1년 내내 손해영과 함께였던 것 같다.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시원섭섭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 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손익 제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1일 종영했다.
신민아가 맡은 손해영은 뛰어난 계산력을 양손에 쥐고 태어난 인물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상황이든 머릿속에서 손해 보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계산한다. 꿀비교육 교육 1팀 과장으로 근무 중인 현재도 마찬가지다.
꿀비교육은 복리후생의 90%가 결혼 출산 육아 자녀 교육에 몰려 있는 회사다. 이에 해영은 기를 쓰고 열심히 일해서 연봉 3%를 올리느니 결혼해서 축의금을 회수하고 회사에서 주는 축하금을 받아 신혼여행에 다녀오는 게 더 이득이라고 계산한다. 이때 우연히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지욱과 엮이게 되고 온전히 '손해 보기 싫은' 마음 하나로 지욱과 가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손해영은 자칫 이해타산을 따지는 계산적인 캐릭터로 불호를 일으킬 수도 있던바. 하지만 신민아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 넘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손해영의 매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 호평받았다. 캐릭터에 대한 치밀한 분석력이 더해진 덕분이었다. 신민아는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사실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캐릭터가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걱정이 됐는데 우려와 다르게 해영이가 생각하는 '손해'라는 기준에서 성숙함이 느껴졌어요. 너무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 속 시원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되게 좋게 보였어요. 어쩌면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모습을 갖춘 캐릭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해 보기 싫어서' 최종회는 두 사람의 꽉 찬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해영은 엄마의 장례식이 끝난 뒤 의무감으로 살아온 지욱에게 헤어짐을 고하며 자유를 줬고 지욱은 외국으로 떠났다. 6개월 뒤 해영은 하준(이유진 분)과 스타트업을 차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우연히 한국으로 돌아온 지욱과 마주했다. 해영은 상황상 지욱이 결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오해였고 둘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며 막을 내렸다.
신민아는 이런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그는 "해영이가 엄마의 사랑에 대해 결핍이 있어서 손해 보지 않기 위해 가짜 결혼을 했는데 그거에 대한 해영이의 감정이 잘 풀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번 지욱이를 떠나보낸 것도 어쩌면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해영이가 지욱이에게 가짜 결혼을 제안해서 한 거기 때문에 한 번은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하지 않았을까요. 두 사람은 결혼하고 성장하면서 잘 살았을 것 같아요. 무슨 일이 닥쳐도 해영이는 현명하게 대처했을 거고 또 해영이 선에서 엄청난 성공을 누리면서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요."
그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내일 그대와' '갯마을 차차차' 등 '로코' 장르에서 두각을 드너랜 신민아인 만큼 '손해 보기 싫어서'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는 신민아의 수위 높은 대사부터 욕설 연기까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신민아는 "연기하면서 되게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욕 연기가 진짜처럼 보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호흡을 해야 자연스러울까 이런 것들을 혼자 계속 연습하면서 터득하려고 노력했어요. 막 엄청 화나서 욕을 내뱉는 게 아니라 이걸 코미디 요소로 풀어야 하니까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저도 엄청 뿌듯해요."
"성인용품 구매하는 장면에서도 현장에 남자 배우분들이 있다 보니까 너무 민망했어요. 근데 제가 민망해하면 끝까지 그 상황이 반복될 것 같아서 안 그러려고 노력했죠. 방송으로 보니까 블러 처리나 야광봉으로 해석되는 등 장르적으로 잘 풀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시청자분들이 거부감을 느끼시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드라마답게 잘 풀어진 것 같아요."
신민아는 이러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주신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커플의 '케미'를 좋아해 주셔서 기뻤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쉬운 멜로 라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짜 결혼으로 먼저 두 인물을 붙여놓은 다음에 사랑으로 푸는 게 일반적인 감정선은 아니잖아요. 근데 시청자분들이 이러한 커플의 '케미'를 사랑해 주셔서 되게 힘이 많이 됐어요. 또한 해영이가 욕하는 부분을 생각보다 많이 재밌어해 주셔서 제가 신경 쓴 만큼 반응이 오니까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1998년 키키 전속모델로 데뷔한 신민아는 '로코'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신민아는 "'로코'를 찍을 때마다 제가 굉장히 재밌어하는데 그 부분을 많이 사랑해 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장르를 꽤 다양하게 해봤는데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좋아해 주시는 게 '로코'예요. 되게 감사하죠. '손해 보기 싫어서' 다음에는 아마 스릴러 장르로 시청자분들을 만나 뵙게 될 것 같아요. 이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제 숙제예요. 이 장르도 너무 재밌어요. 앞으로도 시청자분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저를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기에 신민아는 앞으로 더욱 열심히 달릴 예정이다. 그는 "제 나이대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즐거움과 여유를 느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처음에는 제가 어떤 배우로 가야 할지,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서 마음도 조급하고 욕심도 엄청 많았어요. 일이 풀리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편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직업에 대한 열정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여유 있게 모든 일에 임하려고 하고 저를 조금 더 믿으려고 하고 있어요. 이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로코' 장르에서 여자 캐릭터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는 걸 느꼈고 이거를 시대에 맞게 더 재밌게 풀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어요. 많은 분들에게 신선함을 남긴 드라마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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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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