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야구팬들 광주로 광주로…경기장 안팎 빗 속 응원 열기 ‘후끈’

KS 1차전 KIA:삼성 경기 시작 전부터 인산인해티켓 구하지 못한 팬들 DJ센터 야외광장서 응원전
광주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야외 광장에 설치된 응원장에서 시민들이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7년만의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21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앞은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경기가 열리기 3시간 전인 오후 3시께부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조금이라도 일찍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 출구 앞에 진을 쳤고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한 대기줄도 장사진을 이뤘다.

선수들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은 들뜬 발걸음으로 양 손에 음식을 챙겨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경남 거창에서 청과업을 하는 김준회(29)씨는 가게 문을 닫고 광주를 찾았다.

시즌권으로 현장 선예매를 해 7차전까지 모두 예약했다는 김씨는 “재작년에 LG트윈스 팬인 친구를 따라 챔필에 왔는데, 기아의 응원열기에 푹 빠지게됐다 그때부터 기아 팬이 됐다”며 응원봉을 흔들어보였다.

오정원(광주시 광산구·50)씨는 “7년만의 한국시리즈라 시즌권으로 어렵게 예매했다”며 “연차를 쓰고 혼자 왔는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간절함을 모아 이번에 꼭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삼성을 응원하기 위해 대구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김창완(53), 차경순(44)씨 부부는 이날 연차를 쓰고 대구에서 왔다.

1982년부터 삼성 라이온스를 좋아한 ‘찐팬’인 김씨 부부는 파란색 삼성 유니폼에 구자욱이 적힌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김씨는 “경기의 승패를 떠나 삶에 한줄기 빛같은 한국시리즈의 첫 시작을 경험하고 싶어서 하루 휴가를 냈다. 광주는 언제와도 기분 좋고 정겨운 도시인 것 같다”고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경북대에 다니는 김경현(대구 수성구, 26)씨는 이날 오전 수업만 듣고 한국시리즈를 보기 위해 부리나케 광주행 버스에 올랐다.광주 첫 방문이자 첫 원정응원이라는 김씨는 “원태인 선수를 좋아하는데 실제로 볼 수 있다니 기대되고,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대반 걱정반으로 경기를 볼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야외 광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시민들이 단체로 관람할 수 있도록 대형 모니터와 푸드트럭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이날 시민들은 야외광장에 마련된 좌석을 꽉 채웠다. 마치 경기장에 온 듯 유니폼을 챙겨입고 응원봉을 든 시민들은 한껏 고조된 표정이었다.

상일여고에 다니는 최수빈(여·17)양과 황정원(여·17) 양도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컨벤션센터를 찾았다.

챔피언스필드에서 경기를 보고 싶어 티켓팅 대리와 피씨방 ‘광클’을 했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 양은 “야외에서 맛있는 음식 먹으며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꼭 경기장에서 보는 것 같아 아쉬움이 덜하다”고 했다.

경기 시작 10분을 앞두고 거세진 빗방울에 경기장에 방수포가 깔리고 걷히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바라보던 시민들은 탄식을 내뱉었지만 오후 7시 20분께 경기가 개시되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여수에서 친구 3명(대전 2명, 광주 1명)과 함께 온 김효성(34)씨는 “2009년부터 기아 팬이라, 역사적인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방법을 찾던 중 컨벤션센터에서 볼 수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시간 맞춰 왔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노민곤(41)씨 손을 잡고 푸드트럭에서 칠리새우를 사먹던 장원우(12)군은 “경기장에서 못봐서 아쉬웠는데 스크린도 크고 음식도 많아서 신난다”며 “경기장은 아니더라도 기아 선수들을 멀리서 응원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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