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뻐서 납치될까봐 데뷔했다는 여배우

"이 아이, 혹시 누가 데려가면 어쩌죠?"

걱정이 너무 컸던 나머지, 부모는 결국 딸을 TV 속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다섯 살, 이세영의 연기는 시작되었다.

90년대 후반,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유괴 사건이 연달아 벌어지던 시절. 예쁜 외모 덕에 가는 곳마다 시선을 끌던 이세영을 보고, 부모는 걱정이 앞섰다. 너무 눈에 띄는 게 오히려 불안했다. “차라리 얼굴이라도 알려야겠다”는 생각 끝에, 부모는 딸을 방송국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강제 데뷔가 시작된 것이다.

EBS <뽀뽀뽀>와 드라마 <형제의 강>으로 처음 카메라 앞에 선 다섯 살 이세영. 아이답게 해맑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안엔 또렷한 말투와 어른스러운 감정 표현이 녹아 있었다. <대장금> 속 금영이로, <아홉 살 인생>의 씩씩한 소녀로. 어린 시절부터 ‘천재 아역’이라는 별명을 얻은 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전환하는 길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이세영은 매번 다른 캐릭터로 도전하며 한 계단씩 올라섰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최고의 한방>, <의문의 일승>을 지나, 2021년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중전 성덕임을 연기했을 땐, “이세영이 아니면 누가 했겠냐”는 말이 나왔다. 단아한 분위기, 섬세한 눈빛, 대사를 뱉는 그 리듬. 확신의 ‘중전상’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이제 사람들은 ‘역변 없는 아역’이 아닌 ‘탄탄한 배우’로 그녀를 기억한다. 사극에서 로코, 미스터리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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