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판 올리브영' 화해, 해외로 눈 돌린 까닭
매출 확대 통한 수익성 개선 집중
올리브영 등과의 경쟁은 관건
뷰티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가 국내 광고·커머스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다. 이를 통해 K뷰티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플랫폼으로 입지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버드뷰는 최근 몇 년간 적자를 이어온 데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 박차
업계 등에 따르면 버드뷰는 올해 안에 화해 글로벌 웹 버전을 출시하고 해외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디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화해는 2013년 화장품 성분 분석 서비스로 시작한 뷰티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에 들어간 성분 중 자신에게 맞는 성분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후 화해는 실사용 리뷰, 랭킹, 쇼핑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그 결과, 현재 화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30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화해는 내년에 해외 유통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뷰티 제품에 관심이 많은 해외 유저들이 유입되자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앞서 화해는 지난 5월 론칭한 웹버전 베타 서비스 이용자 중 해외 이용자 비중이 약 15%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했다.
화해는 올해 2월 브랜드 로고에 변화를 줬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행보다. 기존 로고에 한글 텍스트가 조합돼 있어 해외시장에서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향후 다른 해외 뷰티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범용성을 갖춘 로고를 찾았다.
상장 철회 후 수익성 개선 집중
이처럼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매출 확대'를 위해서다. 지난해 6월 버드뷰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다가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시장에서 책정한 기업가치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버드뷰의 수익성 악화가 기업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버드뷰는 최근 3년간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폭은 계속 커졌다. 매출 성장세에 비해 인건비 등 비용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엔 매출 5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 폭을 줄이긴 했지만 1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버드뷰의 재상장 시기는 미정이다. 버드뷰 관계자는 "재상장은 실적 성장 추이 및 시장 상황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버드뷰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성장했다. 올 1분기엔 151억원, 2분기엔 20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7%, 81% 증가한 수치다. 특히 2분기엔 4년 만에 10억원의 흑자를 냈다. 광고 사업, 커머스 매출, 자회사 뷰티 브랜드 비플레인 등이 성장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변화도 생겼다. 버드뷰는 지난달 새 대표를 선임하고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화해의 실적 성장을 이끈 김경일 부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경영 총괄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맡겼다. 기존 이웅 대표는 IR(기업관계)과 인수합병(M&A), 이사회 운영, 대외협력 총괄을 맡기로 했다.
버드뷰는 화해를 K뷰티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브랜드 엑셀러레이션 플랫폼'(BAP)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화해는 메타의 협력광고를 도입했다. 현재 협력 중인 브랜드가 10여 개라면 내년엔 1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협업하겠다는 목표다.
화해의 입점 브랜드가 화해 인앱 데이터를 활용해 화장품 구매 영향력이 높은 뷰티 고관여 고객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리타겟팅 마케팅을 진행해 구매전환율을 높이도록 하는 전략이다.
올리브영과 닮은 꼴
관건은 뷰티플랫폼 시장에 이미 경쟁자가 많다는 점이다. 화해의 핵심 기술은 '데이터'다. 하지만 국내 최대 H&B(헬스앤뷰티)스토어인 CJ올리브영은 해외 수요를 노리고 온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컬리의 '뷰티컬리'와 잼페이스 등도 화해의 잠재적 경쟁상대로 거론된다.
화해는 제품의 성분 분석과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올리브영도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의 AI 스타트업 '로켓뷰'를 인수해 상품 추천 엔진과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플랫폼 모두 상·하반기 어워드를 통해 인기제품을 선정하고 발표하는 것도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화해와 올리브영은 모두 국내 뷰티 시장에서 정보 탐색 채널로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추가적인 매출을 기대하려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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