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끌다 큰코다친다’…새로 적용되는 북중미월드컵 규칙들

12일(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북중미 월드컵은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캐나다, 멕시코, 미국 등 3개국에서 열린다.
참가국도 2022 카타르 대회의 32개에서 48개 나라로 확대돼 40경기 늘어난 총 104경기가 열리는 등 큰 변화 속에 치러진다.
새로 적용되는 규칙들도 많다.
FIFA는 경기 속도를 높이고,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오심 가능성을 줄이는 데 전념해 왔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이를 위해 여러 새로운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했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 행위에 대해 더욱더 엄격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지난 카타르 대회 때는 시간 끌기에 대해 심판이 추가시간을 철저하게 부여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전·후반 합쳐 20분 넘게 추가시간이 주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시간을 끄는 팀에 실질적인 손해가 갈 수 있도록 규칙을 손봤다.
먼저 스로인과 골킥에 대한 ‘5초 카운트다운’ 규칙이다. 심판은 지연 또는 고의적 시간 끌기로 판단할 경우 5초 초읽기에 들어간다. 5초 안에 경기가 재개되지 않으면 스로인은 상대 팀의 스로인으로, 골킥은 상대 팀의 코너킥으로 공격권을 넘기게 된다.
선수 교체시간도 10초로 제한을 둔다. 교체판에 표시된 후 또는 심판 신호 후 10초 안에, 교체되는 선수는 가장 가까운 옆줄 쪽으로 필드를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을 시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는 경기가 재개되고 1분이 지난 뒤 반칙이나 터치라인 아웃 등으로 경기가 멈출 때까지 그 라운드를 밟을 수 없다.
경기가 끊기지 않으면 한 팀은 몇 분 동안 10명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일본과 아이슬란드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에 교체된 아이슬란드 선수가 10초 안에 필드를 떠나지 않는 바람에 주심은 이 규칙을 적용했고, 일본이 2분 넘게 수적 우위를 이어가던 중 오가와 고키의 결승 골이 터져 1-0으로 이겼다. 이 경기는 일본축구협회 요구로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적용될 규칙들로 진행됐다.
또 부상으로 그라운드 안에서 치료받은 선수는 경기 재개 후 1분 동안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
비디오판독(VAR) 범위도 확대된다. 그동안 VAR은 득점 상황(골라인 통과·오프사이드 여부), 페널티킥 여부, 직접 퇴장 여부(경고 누적이 아닌 거친 파울 또는 비신사적인 행위에 따른 레드카드), 징계 조치 대상 판정(주심이 반칙 선수를 놓쳤을 때 해당 선수 지적)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명백히 잘못된 코너킥 판정과 두 번째 옐로카드로 인한 퇴장 상황에서도 VAR 지원이 가능해졌다. 또 주심이 선수 오인, 즉 잘못된 선수에게 카드를 제시했을 때도 VAR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게 했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는 전·후반 각각 3분간의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이 운영된다. 전·후반 시작 후 22분 가량이 지난 시점에 주심은 경기를 중단해 선수들에게 수분 보충 시간을 준다.
전·후반 45분씩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게 기본이던 축구에서 이번 월드컵부터 22분여 씩 4쿼터에 걸쳐 농구처럼 치러지게 된 것이다.
FIFA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도입 이유는 ‘선수들의 건강 보호’ 이지만 FIFA에 거액의 중계권료를 내는 방송사에 ‘광고 시간’을 보장해주려는 의도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이번 대회부터는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는 퇴장시킬 수 있도록 한, 이른바 ‘비니시우스 규정’도 적용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에게도 레드카드를 줄 수 있게 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에 대해 “입을 가리고 무언가를 말했을 때 그것이 인종차별적 결과를 초래하면 퇴장시켜야 한다. 입을 가렸다는 것은 말해서는 안 될 것을 말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며 “숨길 게 없다면 입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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