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구, 아스팔트 바꾸고 계단 고치는 게 '인파' 대책?

조국현 2024. 10. 28. 20: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이태원 추모 공간에서 만난 시민들은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없기를 한마음으로 바랐습니다.

그 바람만큼 지금의 이태원은 더 안전해졌을까요.

용산구가 인파 대책을 마련하라고 서울시로부터 받은 특별교부금의 사용내역을 분석해 봤는데요.

절반가량이 주택가 아스팔트 교체나 과속방지턱 설치 등 인파 사고 방지와 무관한 데 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국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참사 현장에 설치된 추모 공간.

먼저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국화가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마음입니다.

[김태영]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게…"

시민들의 바람대로 이태원은 안전하게 바뀌었을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용산구는 9천3백만 원을 들여서 제 위로 보이는 이 전광판을 새로 설치했습니다.

이태원의 혼잡 정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보행 원활이라는 정보가 표시돼 있습니다.

세계음식문화거리 바닥에는 야간 보행에 도움을 주겠다며 표시등을 설치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를 제외하면 인파 사고 방지를 위한 눈에 띄는 변화는 찾아보기가 어려워, 참사 이후 2년간 용산구청의 후속 조치들을 전수조사해 봤습니다.

용산구가 2022년 12월 서울시로부터 인파 밀집 사고 방지 대책 명목으로 받은 특별교부금은 15억 9천만 원.

그 가운데 CCTV 설치나 인파 관리 시뮬레이션처럼 밀집 사고 방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데 쓰인 건 절반가량.

나머지 8억 3천만 원은 도로 정비에 쓰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꿨을지, 도로 환경을 개선했다는 이태원 이면도로 22곳 중 10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다소 한산한 주택가.

용산구는 교부금으로 이곳 도로의 아스팔트를 교체했습니다.

주로 차량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 미끄럼 방지 포장도 입혔습니다.

[이태원 주민] "미끄럽지 않게 한 것 같은데 효과는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더 미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골목, 오래된 계단은 새롭게 정비됐고, 인파 밀집 대책으로 보기 어려운 차량 과속방지턱이 설치된 곳도 있습니다.

확인 결과 인파 사고 방지에 쓰라는 예산이 아스팔트 교체 10곳, 계단 보수 7곳, 과속 방지턱 정비 4곳 등에 각각 쓰였습니다.

심지어 이 같은 도로 정비 관련 예산은 따로 책정돼 있는데도 굳이 교부금을 쓴 이유에 대해 용산구는 "서울시 지침을 따랐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음성변조)] "도로정비 예산도 별도로 있죠. 저희 입장에서는 서울시에서 조사해서 어디 개선할 돈을 '다중인파 밀집지역 안전사고 예방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저희한테 내려준 거예요."

용산구는 특별교부금을 이렇게 쓰는 동안, 핵심 대책으로 항상 꼽혀온 구청 차원의 인파 운집 상황 관리 매뉴얼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이상용 / 영상편집: 최문정 / 자료조사: 송채은, 장서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강종수, 이상용 / 영상편집: 최문정

조국현 기자(joj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50675_36515.html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