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집고] 과거 고급 아파트의 기준이 수영장, 실내 골프연습장 등 커뮤니티 시설이었다면, 최근에는 여기에 ‘식사 제공’ 여부까지 더해지며 주거 가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는 “청량리그라시엘 중석식 8000원의 행복”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는 “업체 변경으로 잠시 중단됐던 중석식이 다시 재개됐다”며 “메뉴도 다양하고, 특히 아이들 방학 때 유용하다”고 전했다. 이어 “열심히 먹고 50층 스카이라운지에서 2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 이것이 극락”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때 중단됐던 식사 서비스가 다시 시작되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 지씨에스푸드 투입… ‘중석식으로 부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 그라시엘’은 최고 59층, 1152가구 규모의 대단지 신축 아파트다. 입주 초기 호텔식 조식 서비스가 도입되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식사 서비스는 2024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중단됐다.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와 비용 정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다. 신세계푸드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제공한 조식 서비스 비용 중 약 3억9000만원(식대 2억원·가구 부담금 1억9000만원)이 정산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식음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초 신세계푸드는 2023년 8월 단지 관리업체인 타워PMC와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후 타워PMC와 단지 간 계약이 종료되면서,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와 직접 협의에 나섰다고 밝혔다.
반면, 입주민들은 가구당 부담금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지급을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입대의가 구성되기 이전, 입주예정자를 상대로 진행된 설명회와 구두 동의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미숙 청량리 그라시엘 동대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기 전 관리업체 타워PMC 측 계약이 이미 진행됐던 상황”이라며 “입주 전 설명회에서도 식당 운영에 대한 서비스 내용만 안내됐을 뿐, 계약 조건이나 동의 절차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해당 계약은 식수 증가 시 적자가 커지는 구조로, 타워PMC와 신세계푸드와의 계약에서 매달 수천만원 손실이 발생해 4500만~5000만원 수준의 적자가 누적됐다”며 “대금 미지급은 불공정 계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단지는 새로운 업체 선정에 나섰고, 중단됐던 식음 서비스는 최근 업체 변경이 확정되면서 다시 재개됐다. 바뀐 업체는 ‘㈜지씨에스푸드’다. 지난달 이 단지에 입주한 신혼부부 김모(28)씨는 “생각보다 음식 맛이 괜찮고, 집 바로 아래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했다.
이처럼 최근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식·중식 등 식음 커뮤니티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만 운영비 부담과 계약 구조를 둘러싼 갈등도 반복되는 양상이다.
글=강시온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