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잘 버는' 현대차, 이젠 '잘 굴리기' 자산관리 신규 출자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본사 사옥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자동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기업집단 중 공정자산총액 3위(281조), 당기순이익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순위는 유지됐다.

기업집단 시각에서 본 지난해의 경영상 특징은 '내실 다지기'와 '관리 및 자금운용 역량 내재화(신사업)'로 정리된다. 대부분의 매출 및 순이익을 본연의 사업인 자동차, 모빌리티 및 부품 부문에서 냈고 신규 계열사 출자는 '내부자산 관리' 부문에 집중됐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부동산·자산 운용 출자…내재화 수순?

지난해 새로 계열 편입한 회사는 4개다. 계열사 및 본사 출자는 부동산 관리, 자금운용 등 내부자산을 다루는 부문에 집중됐고, 기타 신규 출자는 건설수주 관련 사업(신재생에너지, 철도)에 몰렸다.

현대차그룹의 신규 출자 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에이치엠지에스(HMGS)와 현대얼터너티브다. HMGS는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 계열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897억6700만원이며 △현대차(지분율 40.8%) △기아(30.6%) △현대모비스(20.4%) △현대건설(8.2%) 등이 출자했다.

사업등록은 '사업시설 관리 및 조경 서비스업'으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확정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종 특성에 맞춰 △부동산 임대업 △사업시설 관리 및 조경 서비스업 △기타 사업 지원 서비스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및 계열사 출자액이 적지 않은 내부 물량 소화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금융사로는 현대얼터너티브가 새로 등록됐다. 자본금 30억원인 이 회사의 지분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각각 51%, 49%씩 갖고 있다.

현대얼터너티브가 주목되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자체 운용사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열사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이 있지만 '자산운용사'는  없어 잉여자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위탁해왔다.

향후 현대얼터너티브가 대체투자에 주력할 경우 계열사 자금 상당액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사례를 보면 투자일임엄 부문 운용액의 70~85%가 계열사 자금이다. 지난해 말 현대차 이익잉여금(연결, 96조5957억원)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67조~82조원이 된다.

이외에 설립된 기타기업은 △나주호배꽃품은햇빛발전소 △통영미래해상풍력 △서부광역메트로 등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투자, 기존 사업 부문(건설, 전차)을 위해 설립한 곳으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외형 아닌 내실로 증명한 경쟁력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281조3690억원이다. 삼성(556조원), SK(334조원)에 이어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3위다. 선두 그룹과의 총액 차이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4위인 LG그룹(186조원)과의 격차는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내실도 좋아졌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SK(17조8000억원)에 이어 현대차(3조2000억원)가 2위를 차지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본연의 사업인 모빌리티 부문에서 견실한 성장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현대차·기아가 미국과 신흥국(아시아·중동·중남미)에서 선전한 결과다. 지난해 매출은 현대차 175조원, 기아 10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7.7%로 동일했다.

완성차 판매 증가는 수직계열화된 부품 공급사의 실적개선으로 연결됐다. 이에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의 매출은 각각 7%, 0.2% 증가했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9% 급증했다. 실적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계열사는 현대로템이었다. 방산 수출이 급증하며 전년동기보다 22% 증가한 4조3766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117% 급증한 4565억원이다.

김덕호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