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비웃는 서울 아파트 값"...상승폭 축소되더니 다시 커져

일부 재건축·신축 신고가 거래…매물 소진 속도는 둔화
지방 아파트 가격은 하락 폭 축소
전셋값 69주째 상승…가을 이사철 영향 전세 대기수요 증가

서울 아파트 값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를 비웃듯 일부 재건축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급등 피로감,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8월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었던 서울 아파트 값이 상승폭을 다시 키운 것.

서울 당산동의 아파트단지. / wikimedia commons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늘면서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됐다.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69주째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은 '9월 둘째 주(9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이번 주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주 대비 0.23% 오르면서 25주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 폭은 전주 0.21%보다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최근 대출환경의 변화와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매물 소진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내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계약이 체결되면서 전체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서초·반포동의 준신축 단지 위주로 0.44%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호·하왕십리동의 선호 단지 위주로 오른 성동구는 0.41%의 상승률로 그 뒤를 이었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 한국부동산원

그밖에 송파구(0.35%), 용산구(0.34%), 광진구(0.34%), 강남구(0.31%), 마포구(0.29%), 영등포구(0.25%) 등의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인천 아파트 값은 0.13%에서 0.10%로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경기도는 0.10%에서 0.13%로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수도권 전체 상승 폭은 0.14%에서 0.15%로 확대됐다.

경기도의 경우 성남 수정구(0.47%)는 고등·단대동 대단지 위주로, 성남 분당구(0.36%)는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서현·수내동 위주로 올랐다. 하남시(0.35%)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망월·선동 위주로, 과천시(0.33%)는 중앙·별양동의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수도권과 달리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지방의 이번 주 하락 폭은 0.01%로 지난주 0.02% 하락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전국 기준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7%로 다소 커졌다.


전북 아파트값 상승률은 0.08%로 전주 완산구(0.34%)가 큰 폭으로 올랐다. 울산과 강원도 아파트 값은 각각 0.02%와 0.01% 상승했다.

반면 세종(-0.09%), 대구(-0.07%), 경북(-0.04%), 제주(-0.03%), 광주(-0.03%) 등은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도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직전주보다 커졌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은 0.14%에서 0.17%로, 서울은 0.15%에서 0.17%로 상승 폭이 커졌다. 지방은 보합을 유지하면서 전국 기준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07%에서 이번 주 0.08%로 높아졌다.

부동산원은 "가을 이사철의 영향으로 역세권·신축·학군지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증가하고, 매물 부족에 따라 오른 가격에 계약이 꾸준히 체결되면서 서울 전체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 한국부동산원

인천 아파트 전세는 지난주 0.30%보다 줄었지만 0.26%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세 매물이 부족한 서구와 중구의 전세값 상승률이 각각 0.53%와 0.36%로 상승 폭이 컸다.

경기 지역 아파트 전세값은 0.09%에서 0.15%로 상승 폭이 지난주보다 확대 됐다.

세부적으로는 성남 수정구(0.33%), 수원 영통구(0.31%), 하남시(0.30%), 김포시(0.30%)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지방에서는 세종(0.05%), 울산(0.05%), 부산(0.03%), 충남(0.02%) 등은 상승했고, 대구(-0.06%), 제주(-0.02%), 경북(-0.02%), 대전(-0.02%) 등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