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부재? 불운? 핑계대지 말자, 황선홍호는 그저 ‘못해서’ 졌다

윤은용 기자 2024. 4. 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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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당하는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 팀을 상대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에 내놓은 답이 ‘해외파 부재’, 그리고 ‘불운’이었다. 이제 한국 축구는 확연히 레벨 차이가 나는 약체들을 상대로도 운과 해외파들에 기대야 이길 수 있는 처참한 수준으로 몰락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 무승부에 그치고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1~3위에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행 여부를 가린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날 8강에서 탈락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 감독이 후반 추가시간 퇴장을 당한 관계로,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명재용 수석코치가 대신 참석했다. AFC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명 코치는 “퇴장 악재 속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간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며 “승부차기에 돌입한 뒤에는 하늘에 맡겼지만, 행운이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이날 후반 25분 이영준(김천)이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기는 했다. 하지만 전반에만 2골을 내주는 등 11명 전원이 그라운드에 있을 때도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다. 승부차기까지 간 것도 어떻게 보면 ‘굴욕적인’ 일이었다. 불운을 논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명 코치는 해외파들을 차출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명 코치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맞다. 대회 전에 여러 루트를 통해 차출을 약속받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차출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김지수(브렌트퍼드),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당초 발탁하려 했던 해외파 선수들이 개막 직전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가 불발됐다. 급히 대체 발탁을 했지만, 완벽히 채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도네시아가 유럽파 없이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아니었다. 인도네시아전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황 감독의 전술적 한계, 그리고 사전 평가전 등을 통해 경고 신호가 왔음에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무능함’이었다. 해외파 부재, 불운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황선홍호는 그저 ‘못해서’ 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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