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평균 이하'…"접수 문턱 낮춘 결과" 해명

서울 종로구 현대해상 사옥 /사진 제공=현대해상

현대해상의 고객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손해보험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대비 3배 넘는 신청 건수와 관련, 현대해상은 온라인을 활용한 민원 접수 방식 등에 따른 결과라고 해명하고 있다.

3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금리인하요구에 대한 전체 수용건은 572건으로 손보업계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요구건수는 1750건으로 두 번째로 높은 408건의 삼성화재보다 4배 이상이다.

현대해상 이자감면액은 1억7270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삼성화재(7265만원)보다 2배 이상 높으며 전체 감면액 3억1744만원 중 50%를 초과한다. 인하금리는 평균 0.2%로 0.4%의 농협손해보험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감면액은 금리인하 적용시점의 대출잔액에 대해 인하된 금리로 1년 동안 대출을 이용할 것을 전제로 추정해 산출한다.

주요 손해보험사 금리인하요구권 통계 자료 발췌 /자료 제공=손해보험협회

이처럼 수용건 및 수용액이 가장 많음에도 수용률은 32.7%에 그치며 업계 평균(54.0%)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수용률만 봐서는 현대해상이 금리인하요구를 잘 들어주지 않는 것처럼 오인하기 쉽다는 평이 나온다.

유독 현대해상만 요구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접수하기 쉬운 환경에 기인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콜센터를 거쳐야 하는 대부분의 보험사와 달리 현대해상은 콜센터를 거치지 않고 접수가 가능하다"며 "홈페이지와 앱 등 온라인채널 위주로 쉽게 접수할 수 있는 환경이 타사보다 접수 건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현대해상은 대면신청으로도 접수 받으며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고객층이 금리인하요구권 행사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비대면신청률이 100%가 아닌 곳은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 뿐이다. 다만 한화손보는 상반기에 단 한 건에 대면신청이 있었지만, 현대해상은 대면신청 건으로도 30건이 넘는 접수를 받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도 1456건을 접수 받았으며 이중 36.7%에 해당하는 535건을 수용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613건의 접수 건 중 450건을 수용해 73.4%의 수용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 기준이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다고 모든 건을 수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비율만 부각되면 실제로 받아들인 건수와 금액 등 소비자 이익 유도를 위한 본연의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수용한 비율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5대 금융지주 기준 30%대로 현대해상과 비슷하다. 이달 1일 기준 은행연합회 자료에 의하면 5대 지주 중 신한은행이 50.5%로 유일하게 과반을 넘겼으며, 농협은행이 48.8%로 뒤를 이었다. 국민, 우리, 하나은행의 수용률은 20%대 후반에 그친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