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양반다리 힘들거나 고관절 아프면 의심

대퇴골두 혈류막혀 뼈세포 썩는 질환
괴사 일어나도 초기에는 증상 없어
MRI 등으로 진단후 병기 고려 치료
관절 보존술·인공관절 치환술 시행
수술뒤 개인 맞춤형 재활관리 필수
과음·과도한 스테로이드 지양해야

서울산보람병원 정형외과 정광환 부원장이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모습.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을 연결해 주는 부위로,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안정된 관절인 동시에 허벅지와 종아리 등 다리 전체를 안팎으로 움직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보행이나 상하체 균형을 맞추고, 체중을 지탱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관절이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원활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만약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거나 하체의 전반적인 움직임이 불편해지고 보행이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서울산보람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정광환 부원장과 함께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초기 알기 어려워…스테로이드제 등 영향

대퇴골두는 고관절 부위에 있는 대퇴골의 머리쪽에 공처럼 둥근 부분이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이 대퇴골두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류가 차단돼 뼈세포가 괴사되며 썩는 질환이다.

뼈가 괴사하면서 지속해 압력이 가해지고, 압력을 받아 뼈가 손상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고관절은 다른 관절과 달리 외부로 드러나 있지 않아 통증 부위를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다리 저림 등 증상을 다른 질환으로 착각해 문제 여부를 빨리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고관절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인지해 치료를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발생하면 양반다리 등 고관절을 회전하는 자세를 취하기 어려워지며 통증이 심해져 다리를 절뚝거리게 된다.

차에 타고 내릴 때 사타구니쪽에서 심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관절이 계속 손상되면서 다리 길이가 짧아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방치할 경우 대퇴골두의 붕괴를 초래하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산보람병원 정광환 부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원인과 병인, 치료방법에 대해 많은 보고들이 있어 왔지만 아직 그 원인 및 발생기전이 명확하게 규명되고 있지 않다”며 “현재까지는 과도한 음주,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복용, 고관절 부위 외상, 잠수병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이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초기에는 괴사가 일어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며 “주된 증상인 사타구니 통증은 괴사가 발생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괴사부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수술 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수술 후 모습.

◇진단 뒤 전문의 수술치료 필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비수술 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증상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으나, 상태에 따라서는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초기에는 통증 완화, 혈류 개선을 위한 약물치료와 재활 운동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고관절 통증이 발생한다고 해서 무조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외상이나 퇴행성 관절염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고관절 통증이 관절 내 문제인지, 외부 문제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관절의 관절운동범위 및 보행 양상 등 이학적 검사와 MRI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한 뒤에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정광환 부원장은 “치료는 주로 괴사 부위의 크기, 질병, 분류상 병기(stage), 대퇴골두 함몰 정도, 환자의 연령 등에 의해 결정되며, 크게 비수술적 요법, 관절 보존술과 인공관절 치환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수술치료 뒤에는 철저한 재활관리가 요구된다. 환자의 생활습관, 구체적인 치료 방법 등에 맞춰 개개인에게 맞는 재활치료를 진행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면서 고관절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시기별로 치료법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정 부원장은 “현재로서는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며, 피할 수 있는 위험인자에 노출되지 않는 정도다”라며 “과음과 불필요한 스테로이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광환 부원장은 울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울산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역임한 뒤 최근 서울산보람병원 부원장에 부임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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