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가족도 다 스트레스” 현대인 60%는 ‘정신 건강’에 문제…수면 문제도 과반[KB웰니스보고서]
스스로 돈 버는 성인 62.5%는 최근 ‘정신 건강’ 문제
주 원인은 ‘경제적 스트레스’…가족과 갈등도 다수
신체 건강도 64.9%가 우려…관심 분야는 ‘숙면·식단관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스스로 생계를 이어가는 현대인의 60% 이상이 최근 1년 이내 정신 건강에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 주변과의 갈등 등에 따라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불면증을 앓는 이들이 적지 않은 영향이다. 또 이같은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곧 신체 건강 문제와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29일 KB금융지주 KB경영연구소가 독립적 경제 활동을 하는 25~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든 ‘2024 한국 웰니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2.5%는 “1개 이상의 경증 혹은 중증의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신 건강 문제 경험률은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대가 71.6%로 가장 높았고 ▷30대 69.8% ▷40대 62.2% ▷50대 61.7% ▷60대 52% 등으로 집계됐다. 나이가 어릴수록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한 비율이 높은 셈이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스스로 정신 건강 상태가 건강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60대 응답자 중 자신의 건강 상태를 ‘건강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49.2%로 절반에 달했다. 반면, 20대의 경우 34.6%에 불과했다.
이들이 경험한 정신 건강 문제 1위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34.1%를 차지했다. 또한 ‘수일간 지속되는 불면증’을 택한 비율은 25.6%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의 기분 변화’(13.4%) 등이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33.5%로 가장 많았다. ‘가족·친지와의 갈등, 집안 환경 등의 가정 문제’를 겪은 이들도 32.6%로 유사했다. 이 외에도 ▷진로·취업·승진·이직 등 직장 문제 28% ▷건강 문제 22.7% ▷친구·직장 동료와의 갈등 21.5% 등 순이었다.
불면증 등 수면 문제를 경험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수면의 질에 대해 응답자의 25.2% 만이 ‘수면의 질이 좋다’고 답했다. 35.2%는 ‘수면 시간 부족’, 24%는 ‘수면 장애’ 등을 호소해, 10명 중 6명꼴로 수면 문제를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30분으로 국제보건기구(WHO) 권장 수면 시간인 7~9시간보다 최소 30분 적었다.
숙면 방해 요인으로는 ‘심리적인 스트레스’(62.5%)가 압도적 1위로 조사됐다. 정신 건강과 수면의 높은 상관관계가 확인된 셈이다. 다음으로는 ‘신체적 피로’(49.8%), ‘불완전한 신진대사’(29.7%), ‘층간 혹은 외부 소음’(19.4%) 등 순이었다.
많은 이들이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는 신체 건강에 비해 크지 않았다. 실제 응답자 중 정신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0.9%에 불과했다. 반면 신체 건강에 대해 ‘걱정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64.9%로 3분의 2에 달했다.
그러나 정신 건강을 걱정한다고 답한 응답자 대부분(88.9%)은 신체 건강 역시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응답자 중 56%만이 정신 건강을 우려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신체 건강 ‘걱정이 없는’ 응답자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도는 5.9%에 불과했다.
현재 가장 염려되는 건강 문제로는 ‘눈 건강’을 꼽은 응답자가 52.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피로감 및 체력·기력’(52.5%), ‘성인병 및 만성질환’(49.1%), ‘치아 건강’(46.3%) 등 순이었다. 5년 후 미래에 염려될 것 같은 건강 분야에 대해서도 현재의 5대 걱정거리와 동일한 항목이 상위 5위에 분포했다.
성별 및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당뇨·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 및 만성질환’을 1순위 걱정거리로 꼽았지만 여성의 경우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여성은 ‘면역력’과 ‘노화·항산화’ 고민이 상위 5위권에 있었다. ‘눈 건강’은 전 연령대에 걸쳐 순위권에 올랐다. ‘피로감 및 체력·기력’ 저하의 경우 20대부터 40대까지는 공통적으로 가장 큰 고민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50·60대에서는 각각 하위권 및 순위 밖으로 조사됐다.
관심 있는 건강 관리 분야로는 ‘수면’(48.4%)이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는 식단 관리(47%), 스트레스 관리(46.6%), 체중 감량 방법(44.6%) 등 순으로 고르게 관심이 많았다. 이 중 여성은 식단 관리(50.8%)와 체중 감량 방법(50.3%)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남성은 수면(48.7%)을 1순위로 꼽은 가운데 ‘운동 방법’(42.1%)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응답자들은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로 평균 47세를 꼽았다. ‘늘기 시작했다’고 느낄 때를 묻는 질문에는 ‘피부 노화’(54.5%)가 1순위, ‘체력·기력 저하’(51.4%)가 2순위를 차지했다. 또 응답자들은 실제나이 대비 체감나이를 평균적으로 1살 어린 것으로 보고 있었다. 20·30대는 비교적 체감나이를 더 많게, 50·60대는 체감 나이를 더 어리게 인식하고 있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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