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푸는 정청래의 대항마? 지선 앞 불붙은 ‘김민석 사임설’
‘지선 압승’으로 연임 노리는 정청래…김민석, ‘명픽’ 내세울 수도
변수는 1인1표제…권리당원 기반 강한 정청래에 유리한 운동장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6·3 지방선거의 투표함이 열리기도 전에 여권의 시선은 이미 다음 권력 무대로 향하고 있다. 지방권력의 향배를 가르는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빠르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중심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

김민석 사임 임박했나…"당권 도전 적기"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총리가 지방선거 직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준비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직 김 총리 본인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그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친명(親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김민석 총리는 지방선거의 선수로도 뛸 수 있었고, 지선 전 미리 사퇴해 선대위원장으로도 뛸 수도 있었다"라며 "그러나 김 총리가 사퇴하지 않고 이재명 대통령 옆을 지켰다는 것은 '다른 결심'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여당 당대표를 노린다는 게 욕심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김 총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방선거 이후 거취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곧바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보다는 후임 총리 인선과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방식이 거론된다. 절차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당권 도전의 명분과 시간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김 총리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다면 정청래 대표와의 경쟁이 유력하다.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지방선거 기간 전국 유세에 집중하며 당내 존재감을 키워왔다.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경우, 정 대표는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승리의 공을 내세울 수 있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 영남 일부 격전지에서 민주당이 선전한다면 정 대표의 리더십은 다시 한 번 당내 평가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친명계 일각이 당의 '친청(親정청래) 체제'를 견제하기 위해 '김민석 지도부'를 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기 당대표는 이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2028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는 자리다. 대통령실로서는 확실한 친명 지도부, 동시에 당정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형 리더십을 선호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재명 당대표 1기 체제에서 정책위의장, 2기 체제에서 수석최고위원을 지낸 김 총리가 유력한 친명계 당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른바 '뉴이재명'으로 일컬어지는 친명 그룹에서도 '김민석 추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후문이 확산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정책과 전략을 함께 다뤄온 핵심 인사로 꼽힌다. '명심'이 작동할 경우, 정 대표의 당원 기반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가 김 총리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이와 맞물려 김 총리의 최근 행보도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총리는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만찬 회동을 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도 잇따라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로서 국정과제 입법 협조를 구하는 공식 성격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과 맞물리면서 당내 기반을 넓히는 행보로도 읽힌다.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총리 이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1인1표제' 변수, '명심'은 김민석을 원할까
김 총리에게도 넘어야 할 산은 뚜렷하다. 가장 큰 변수는 민주당의 전당대회 룰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전국당원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기존 '20대 1 미만'에서 사실상 '1인1표제'로 조정하는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권리당원 표심의 비중이 커지는 구조다. 당내에서는 이 제도가 권리당원 지지 기반이 강한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반대로 김 총리에게는 부담이다.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로서 당정 안정론과 국정 운영 경험을 앞세울 수 있지만, 전당대회가 권리당원 중심 구도로 치러질 경우 조직과 당심의 열기에서 정 대표를 따라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대통령과의 호흡, 친명계의 지원, 총리로서의 무게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총리가 '명픽'(이 대통령이 선택한 주자)을 앞세우더라도, 실제 투표장에서 움직이는 권리당원 표심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아직 지방선거가 끝나지 않았고, 김 총리가 정상적으로 총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거취와 후임 인선을 앞서 말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김 총리가 실제로 사의를 표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이를 언제 수리할지, 후임 총리 인선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도 변수다.
동시에 후임 총리 하마평도 여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통합 행보 차원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발탁할 가능성까지 언급한다. 김 총리의 거취가 현실화할 경우, 이는 단순한 총리 교체를 넘어 이재명 정부 2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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