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황제주였는데…” 주가 80% 넘게 빠진 종목, 반등하려면 ‘이 조건’ 필요

출처: 셔터스톡

LG생건·엔씨 추락
실적 부진이 직격탄
반등 열쇠는 실적 회복

삼양식품이 주가 100만 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반열에 오르자, 과거 같은 타이틀을 달았던 LG생활건강과 엔씨소프트의 최근 주가 흐름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종목은 과거 높은 주가와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실적 부진과 성장 동력 둔화로 황제주의 영광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주가 하락이 장기화하며 현재는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약 5년간 황제주 자리를 지켰다. 특히 2021년에는 중국 화장품 사업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주가가 100만 원을 넘기며 178만 원까지 상승했었다. 그러나 지나친 중국 의존도가 발목을 잡았다.

2022년부터 중국의 경기 둔화와 면세점 매출 부진이 겹치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고, 이 여파로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1년 1조 2,896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3년에는 4,869억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4,590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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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역시 2021년 최고점 대비 약 80% 하락해 현재는 31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NH투자증권 나무앱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손실 투자자 비중은 97.52%에 달하며, 평균 수익률은 -49.1%를 기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2021년 2월 주가가 104만 8,000원까지 오르며 황제주에 등극한 바 있다. 당시 ‘리니지’ 시리즈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었고, 모바일과 해외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이후 출시한 신작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며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2022년 영업이익은 5,590억 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1,372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9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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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현재 15만 원대까지 밀려 고점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NH투자증권 나무앱 기준으로 엔씨소프트의 손실 투자자 비중은 97.76%에 달하며, 평균 수익률은 -58.86%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두 종목 모두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최근 중국 외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일본 시장을 주요 전략 지역으로 삼고 있다.

삼성증권 이가영 연구원은 “중국, 면세, 국내 전통 채널의 경우 시장 수준 또는 그 이하의 성장이 예상되며, 이들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장 성과가 향후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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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 5,360억 원 가운데 중국 매출은 2,046억 원으로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 경기 회복 여부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흥국증권 이지원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해 내수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소비 회복 신호가 포착될 경우 하반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LG생활건강에 대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흥국증권, DB금융투자 등은 모두 ‘중립(HOLD)’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투자자들의 기대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아이온 2’에 쏠려 있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지속적인 주가 우상향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실제 흥행 성과가 수반돼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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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매출 하향세가 안정화되는 가운데 작년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 부담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신작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영업이익에 큰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제시한 내년 예상 매출 2조 원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 과도한 기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보기 어려운 목표치이며, 신작 출시 기대감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반영될 수 있겠지만, 내년 실적 기반의 기업 평가 가치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과거 황제주로 불리며 주식시장의 상징이었던 두 종목은 현재 실적 부진과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반등의 열쇠는 결국 각 사가 처한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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