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
진기주는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SDS에 입사했다.

모두가 부러워할 안정된 길이었지만, 그 안에서 버티는 하루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네”와 “죄송합니다”였다고 한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마음속에는 다른 질문이 자주 떠올랐을 것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이건가?' 그러던 중 어머니가 조용히 말했다. “너 하고 싶은 거 해.”

꿈이라고 생각했던 일 앞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기자가 되기 위해 다시 방향을 틀었다.
지역 방송국에서 마이크를 잡고, '진기주 기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현장을 누볐다.
하지만 일은 이상과 달랐고, 수습 기간의 강도는 버겁게 다가왔다.
결국, 3개월 만에 또 다른 선택이 필요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
이번엔 언니의 권유로 모델 선발대회에 나갔다.
2014년, 슈퍼모델 대회에서 수상하며 예상치 못한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그 시간이 연기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연기를 시작한 뒤에도 길은 순탄치 않았다.
오디션에서는 늘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나이가 많다." 기회를 얻기도 전에 돌아오는 평가에 지칠 만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하나씩 쌓아 올린 시간들
2015년,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 오디션에 붙으며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자연 속 삶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렸고, 그 연기로 신인상을 받았다.
그 작품을 함께한 김태리, 류준열의 옆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지금은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에 출연 중이다. 고등학교에 잠입한 국정원 요원을 돕는 기간제 교사 역할이다.
눈에 띄게 과장된 연기가 아닌, 인물이 가진 삶의 결을 따라가는 연기다.

이름보다 중요한 건 방향
진기주는 스스로를 "흔들리지 않고 저를 지켜내고 싶다"고 말한다.
이 말은 연기를 하며 성공하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고 싶다는 뜻에 가깝게 들린다.

삼성도, 기자도, 모델도 모두 지나온 시간일 뿐. 지금의 진기주는 연기를 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 얼굴엔 오래 버틴 사람이 가진 표정이 담겨 있다.
많이 알아보지 않아도 괜찮다. 진짜를 아는 사람은 오래 기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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