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가세하고, 정은원 입대 미뤘다…한화, 타선 강화에 ‘다’ 걸었다
프로야구 한화가 내년 시즌 준비 과정에서 타선 강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구상했던 대로 상위타선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며 하위 타선의 동반 상승을 유도하는 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리자마자 그간 내부 검토 끝에 영입 후보 1순위로 점찍었던 내야수 안치홍을 4+2년에 총액 72억원(4년 보장 47억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한화는 안치홍의 가세로 상위 타선의 ‘밀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올시즌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NC가 1번 손아섭-2번 박민우-3번 박건우 등 ‘3할 타자들’을 상위 타선에 줄 세우며 상대 배터리에 피로감을 준 것처럼 한화 또한 흡사한 흐름에서 상대 팀에 대한 압박감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안치홍은 최근 7년간 평균 타율 0.306 OPS 0.833을 기록한 기복 없는 타자다. 리그 전체 흐름이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돌아선 최근 3년간도 타율 0.294에 OPS 0.800으로 꾸준함을 보였다.
한화는 이미 트리플A OPS 0.922의 새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영입한 데 이어 안치홍의 합류로 2~5번 타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구체적인 타순을 정리할 전망. 그러나 밑그림만으로도 2번 안치홍-3번 노시환-4번 채은성-5번 페라자로 연결되는 촘촘한 구성이 가능하다.
숙제라면 1번타자 확보와 6~7번까지 중심타순 뒤를 받치는 라인을 꾸리는 작업이다.
톱타자는 국가대표로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까지 다녀온 문현빈을 비롯해 이미 톱타자 잠재력은 입증했던 정은원, 시즌 막판 타격 재능을 입증한 최인호, 올해 1번타자로 200타석이나 기록한 이진영 등 여러 선수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내부 경쟁에는 불이 붙었다. 특히 정은원은 입대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정은원은 지난 시즌 부진을 떨쳐내고 다시 성장 모드에 오르기 위해 이미 내년 시즌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은원이 본래 위치로 돌아온다면, 한화는 톱타자 걱정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정은원은 2021시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그해 타율 0.283에 볼넷을 105개나 얻어내며 출루율 0.407을 기록했다. 도루도 19개 성공했다.
한화는 안치홍 영입 과정에서 현장과 구단의 협의를 통해 포지션 구도도 어느 정도 정리했다. 안치홍은 2루수와 1루수 옵션이 모두 가능하다. 채은성은 1루수, 외야수 옵션에 해당된다. 두 선수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도 종종 이동할 전망. 정은원이 타격에서 경쟁력을 보인다면 포지션은 언제든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현빈은 외야수로 이미 적응력을 키운 상황으로, 여러 선수가 타선에서 선순환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만들어놨다.
한화는 지난 시즌 무엇보다 타력이 아쉬웠다. 팀타율 0.241로 리그 평균(0.263)에 크게 처졌다. 팀 OPS 또한 0.674로 전체 꼴찌였다. 무엇보다 누가 맡더라도 강해질 2번타자 옵션이 생긴 것이 두드러져 보인다. 한화는 지난 시즌 2번타자 타율 0.224로 치명적인 기록을 남겼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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