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때문에 만든 서비스..10만명이 씁니다
사업 실패 후 번아웃 때문에 만든
습관 만들기 서비스로 대박난
'루빗'의 이준영 대표 인터뷰
Q.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사람들이 좋은 루틴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사실 이 일은 첫번째 사업을 실패한 계기로 만들어졌어요. 당시 번아웃이 심하게 와서 좌절했었는데 루틴 덕분에 극복하게 됐거든요. 그런 제 경험을 나누고 싶어 지금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어요.
Q. 어쩌다 첫 번째 사업에 실패했나요?
3년 전이었어요. 제가 보니까 소상공인 분들이 마케팅 업체에 사기 당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사기를 안 당할까?’ 고민하다가 마케팅 업체를 검증해주고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면 되겠다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죠. 그런데 제가 개발을 직접 안 하고 외주를 맡기다 보니 자꾸 딜레이되는 거예요. 실적도 안 나오고. 당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번아웃이 심하게 왔어요. 그래서 번아웃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루틴을 만들게 됐어요. 그게 제 사업 아이템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Q. 루틴이 번아웃 극복에 도움이 되나요?
물론이죠. 저도 사실 시작 할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줄은 몰랐어요. 처음에는 그냥 ‘아침에 제때 일어나기라도 하자’라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기상 습관이 만들어지니까 그다음에는 ‘러닝도 해볼까?’ 싶어서 일어나면 뛰었어요. 그렇게 러닝 습관이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생활 습관을 조금씩 바꿔나갔어요.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아침에 제때 일어나기만 해도 되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습관들을 혼자서 만들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루틴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만들게 된 거고요.
Q. 루틴에 사람들이 관심이 많나요?
이건 저도 직접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루틴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더라고요. 원래는 친구 4명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루틴 만드는 앱’을 만들었어요. 그리고는 저희끼리 ‘500명만 다운받으면 사업화해볼까?’라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갑자기 5,000명이 다운로드를 한거죠. 그래서 덜컥 사업화하게 된 거고, 그게 2년 전인데 지금은 10만 명이 저희 앱을 쓰고 있고, 일주일 영어 버전으로 런칭했는데 그것도 너무 잘되고 이제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기쁩니다.
Q.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했나요?
사실 마케팅은 거의 안 했어요. 정말 최소한의 마케팅만 했고요. 입소문만으로 홍보가 되다가 어떤 인플루언서분이 저희 앱을 소개해주셨는데 그날 다운로드 수가 기하학적으로 점프했어요. 하루에 2천 명씩 다운받더라고요. 그때를 기점으로 꾸준히 사용자 수가 늘어났어요. 마케팅도 안 했는데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게 되다니 저희도 신기해요.
Q. 마케팅도 안 했는데 서비스가 잘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첫 번째는 동기부여와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 때문인 것 같아요. 저희 앱은 설치하면 ‘루빗’ 이라는 토끼를 키울 수 있는 방이 생겨요. 그 방은 특별한 방법으로 꾸밀 수 있는데, 본인이 목표한 습관 만들기에 성공하면 당근을 선물로 드려요. 그 당근으로 루빗의 방을 꾸밀 수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방 꾸미는 재미(?)로 습관 만들기를 하시는 분들도 꽤 많아요. 그냥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잖아요. 게임 같기도 하고.
두 번째로는 토끼 캐릭터가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저희가 앱을 만들 때 누가 우리의 타깃일까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습관 만들기가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사람’이 우리의 고객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통계를 보니 10대 학생들이 루틴 달성률이 제일 낮더라고요. 그래서 10대를 타깃으로 잡고, 어떻게 마음을 사로잡을까 고민 끝에 귀여운 걸 선호하는 10대 들을 위해 ‘루빗’이라는 토끼 캐릭터를 만들게 된 거예요. 덕분에 10대분들이 우리 서비스를 많이 사랑해주고 계시죠. 그런데 20대 30대분들도 꽤 많아요. 귀여운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저희 서비스랑 잘 맞는 것 같아요.
한번은 어떤 분이 선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회사로 찾아오신 적이 있어요. 루빗 덕분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알게 된 거예요. ‘루빗’이라는 캐릭터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존재구나. 어쩌면 루틴을 만드는 과정에 루빗이 함께 함으로써 외로움은 덜어주고 즐거움은 한 층 더 안겨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덕분에 저희도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죠.
Q. 루틴 만들기가 어려운 분들께 조언한다면?
루틴을 만드는 일은 외롭고 고된 과정이에요. 그걸 혼자서 한다는 건 더욱더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친구 같은 존재가 되어 그 고된 과정을 응원하고 위로하고 격려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루빗이 채워주길 바라고요. 혹시라도 루빗이 아니더라도 친구랑 같이 루틴 만들기를 시도하거나 아주 작고 사소한 루틴부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해당 인터뷰는 서울창업디딤터 입주기업의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