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폭염일 1일 늘어날 때마다 사망 1.58건 증가… 온열질환 관리 사각지대 ‘식당 주방’ [필수 건강, 이것만!]
피부 익는 ‘열사병’ 가장 치명적
고열 장기 노출로 체온 조절 기능 상실
두통·메스꺼움 등 증상… 응급실 가야
일사병은 땀을 많이 흘려 탈수된 상태
수분 섭취·서늘한 곳서 휴식하면 회복
급식실 주방 등 실내 작업장도 경각심
폭염 일수 연속되면 온열질환도 증가
지난 7일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고, 경남 밀양은 하루 최고기온이 39.2도를 기록하는 등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찜통더위가 7월 초부터 시작되며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함승헌 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고열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체온 조절 기능 자체가 외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며 “이런 온열질환은 단순히 몸이 뜨거워졌다가 식는 수준을 넘어서 신체의 항상성 유지 시스템이 붕괴되는 심각한 상태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찜질방이나 전기장판 등 일시적인 외부 열 자극의 경우 우리 몸은 땀을 통해 체온 조절 노력을 하지만 온열질환에 걸리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함 교수와 이완형 중앙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도움을 받아 온열질환에 대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풀어본다.

온열질환에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 다양한 질환이 포함된다. 각각의 질병은 증상의 심각도와 신체 반응에서 차이가 있다.
이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열사병(Heat Stroke)이다. 열사병은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보통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땀이 멈추고 피부가 ‘익는’ 상태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 뇌·간·신장 등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즉시 응급실 방문이 필요하다.
열사병과 이름이 유사한 일사병은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되면서 전해질 부족으로 온몸이 처지고 메스껍고 두통·근육 경련 등이 발생한다. 이 경우 수분을 섭취하고 서늘한 곳에서 휴식하면 회복된다.

열사병을 구분하는 기준으로는 체온 40도가 흔히 언급된다. 다만 이때 기준은 심부체온이다. 심부체온은 직장 온도가 가장 정확하다. 일반적으로 체온을 잴 때 쓰는 구강체온은 심부체온보다 0.4도, 고막체온은 0.8도 정도 낮다. 고막체온은 측정자나 연령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고막체온이 40도보다 낮다고 열사병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이 교수는 “체온 측정이 열사병 판단에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일반인이 직접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언행이 불분명해지거나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 뛰며 두통·메스꺼움 등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내 작업장도 주의해야 한다? ‘○’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총 3704명으로 이 중 34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2818명)보다 31.4% 증가한 수치다. 발생장소는 실외가 2914명(78.7%)으로 실내(21.3%)보다 3.7배 많았다. 이로 인해 외부 작업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만, 실내 작업장에 대해서는 경계심이 낮다.
그러나 실내 작업장의 경우 직접적인 햇빛 노출은 없지만, 고열작업장 등에서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있다.
함 교수는 “제철소의 용광로, 기계실의 보일러, 대형 급식실 주방, 조선소 용접작업 등 자체적으로 고열을 발생시키는 설비가 있거나, 고온 환경에서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열 발생 및 땀 배출이 증가해 수분 및 전해질 보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창문이 없는 밀폐된 건물이나 냉방시설이 없거나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경우 온열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제철소 용광로 등에 대해서는 작업환경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지만 급식실 주방과 일반 업장 요리 환경은 아직 사각지대”라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폭염 일수와 온열질환 발생은 연관이 있다? … ‘○’
폭염에는 누적효과와 지연효과라는 것이 있다. 누적효과는 온열 노출이 반복될 경우, 인체 영향은 누적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속폭염일 경우 폭염이 1일씩 연속될 때마다 온열질환 발생은 148.3건, 사망은 1.58건씩 증가한다. 지연효과는 온열이 인체에 노출된 이후 증상이 일정 시간 지나서 나타난다는 의미다. 가령 하루 중 가장 더울 때는 오후 1∼2시이지만, 실제 온열로 인한 사망은 오후 2시 이후에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 교수는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2018년에는 연속폭염이 42일이었던 지역도 있었다. 반면 2020년의 경우 기온은 높았으나 중간중간 비가 오면서 폭염이 연속되지는 않았고 실제 온열질환 발생도 높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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