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인천가족공원 승화원과 죽음의 의미

이문일 논설위원 2025. 12. 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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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일 논설위원

사람은 때가 되면 누구나 죽는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죽음은 모든 생명에게 정해진 이치이며, 그 자체로 자연의 질서다. 잠시 빌린 시간인 삶을 인정하면, 그 방식과 태도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죽음을 종말이 아닌 자연스러운 '귀향'으로 보면, 두려움 대신 담담함이 자리를 잡는다. 허세나 경쟁심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다. 인간은 죽음을 마땅히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자유로워짐을 느끼게 된다.

살아 있음은 기적의 연속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숨을 쉴 수 있으며, 누군가를 애증의 상태로 대함은 불현듯 찾아온 '선물'이지 않을까. 죽음을 정상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의 무게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본디 자리로 돌아갈 존재다.

우리는 죽으면 땅에 묻힌다.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듯, 갈 때도 그저 빈 손으로 하직한다. 그런데 죽고 나서 땅에 묻던 관습이 점차 화장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죽는 사람 증가에 비해 땅덩어리는 제한돼 있어 그렇다.

매장을 하거나 불에 태워도 시신에는 사실 아무 상관이 없다. 풍수지리니 뭐니 해서 죽은 후 땅에 묻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도 다 옛 방식일 뿐이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화장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의 유일한 화장시설인 인천가족공원 승화원 가동률이 90%대로 포화 상태에 이르러 근본적 대책이 요구된다는 소식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립 화장장인 승화원의 지난해 화장 건수는 2만4942건으로 하루 평균 시신 68.5구를 화장했다. 승화원 내 화장로는 총 20기, 하루 최대 처리 가능 건수는 72구다. 이를 토대로 셈하면 지난해 가동률은 95.1%에 달한다. 시신 수용 능력이 한계치에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화장 수요가 꾸준히 늘어 현 시설로는 머지않아 그 대응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장례문화연구원 자료를 보면, 올 8월 한 달간 인천지역 사망자 1577명 중 99%(1562명)가 화장 방식으로 장례를 치렀다. 여기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 화장장 부족으로 외부 수요까지 유입하며 인천 화장시설 가동률을 높인다. 앞서 인천연구원은 2023년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승화원의 연간 화장 수요가 2027년이면 3만2575건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제는 죽어서도 편히 쉴 곳을 찾지 못하는 처지다. 인천가족공원 내 포화율만 따져선 안 될 일이다. 적어도 죽음을 맞이한 이들에게 마지막 '예의'는 차려야 하지 않겠는가. 봉안당과 자연장지 등 유골 안치 시설은 물론 화장시설 확충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듯하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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