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버스를 보라. 평범한 경찰버스처럼 보이는 이 버스의 정체는 사실 사형수들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일명 죽음의 버스다. “중국의 사형집행버스에 대해서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90년대말 이후 사형판결이 나도 실제로 집행은 안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지금까지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실제 집행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힌다. 사형집행버스는 여러 방식 중에서 독살형을 집행하기 위한 이동식 사형장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 정부는 사형제도와 관련한 통계나 자료를 꼭꼭 숨기고 있지만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중국에서만 매년 수천 건의 사형이 집행된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베이징 올림픽 이전인 2006년엔 약 40대의 사형집행버스가 가동되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이 이러한 버스를 운용하는 이유는 첫째, 교도소나 법원에 사형 집행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둘째, 사형수가 범죄를 저지른 곳으로 이동해 사형을 집행할 수 있어서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중국의 사형제도를 연구했던 이덕인 교수는 사형집행버스가 사형 건수가 많은 중국의 특성을 반영한 거라고 설명했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과 이덕인 교수
“가성비(?)도 좋을 뿐만 아니라 그다음에 효과 면에서도 사람들이 어떤 심리적으로 어떤 느낌을 받잖아요. 버스가 일단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사형 집행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겠죠. 잠재적인 그런 강력 범죄자들에 대한 경고를 하기 위한 그런 기능.”

일반 구급차만 한 크기도 있고, 버스 정도 되는 크기도 있는데 버스의 경우 여러 명을 동시 집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차 내부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간이침대, 주사 펌프, 시체 보관함 등이 비치돼 있다.

사형 절차는 어떻게 될까. 집행 당일 사형수가 버스에 오르면, 일단 침대에 눕힌 다음 움직이지 못하게 벨트를 채운다. 그러고는 의식을 잃게 하고, 호흡을 중지시키고, 심장박동을 멈추게 하는 약물을 차례대로 주사한다고 한다. 현장에는 CCTV가 달려 있어서, 비디오 모니터로 집행 상황을 지켜볼 수 있고 녹화도 가능하다고.

사형수들은 이 버스를 보기만 봐도 사지가 덜덜 떨릴거 같은데 사형수가 가장 겁을 내는 건 사형이 정말로 집행된다는 사실 그 자체이기 때문. 이런 공포심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입증된 적이 있는데 노인과 부녀자 등 20명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은 유영철 등이 “난 어차피 사형수라 잃을 게 없다”며 통제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얘기가 퍼지자 정부에서 이들을 사형 집행 시설이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감을 시켰더니 눈에 띌 정도로 얌전해졌다고 한다.

근데 이런 사형 집행장이 중국 전역을 돌아다닌다고 하니 오싹할 만도 한데, 더 무서운 건 심지어 이 버스가 사형수들의 장기를 적출하고 판매하는 데 이용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거다.

아무래도 총살보다는 시신의 손상이 덜한 데다, 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밖에선 전혀 알 수 없으니 은밀하게 시체를 처리하기도 유리하기 때문. 놀랍게도 중국에는 ‘사형수의 시체 또는 시체 장기의 이용에 관한 잠정적 규정’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근거해 실제로 사형수들에 대한 장기 적출이 행해져 왔다고 한다. 인체의 신비전에도 사형수들 시체가 활용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과 이덕인 교수
“일단 요식적으로는 사형수들이 제 집행 전에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라고 하는 것을 자발적 동의를 받아서 한다 이렇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제 이렇게 적출한 장기들이 정말 필요한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지면 별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근데 이게 여러 군데에서 이제 돈벌이의 수단으로 쓰이는 그런 사례들이 있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중국 병원과 연계해 원정 장기 매매를 알선한 브로커들이 구속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있었고, 2000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에서 신장과 간을 이식받은 2,206명의 환자 중 97.3%가 중국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마약이나 불특정 다수를 향한 강력범죄 등 도저히 이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고 따로 격리시켜 수용할 필요성마저 못 느낀다는 형벌을 내리는 게 바로 사형이다.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 된 한국에는 현재 사형판결을 받고 집행되지 않은 이들이 59명이며 2011년 이후 사형선고가 내려진 사람은 단 3명밖에 없는데 사형집행버스가 태연히 돌아다니는 걸 지켜보는 중국의 사형수들에 비한다면 인간적인 감빵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당신도 취재를 의뢰하고 싶다면 댓글로 의뢰하시라. 지금은 “신안산선이 제2의 김포골드라인이 될 거라던데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 중이다. 구독하고 알림 설정하면 조만간 취재 결과가 올라올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