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경영' HD한국조선해양, 美 투자 임박 기대감

/사진 제공=HD현대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선과 엔진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현금창출력이 대폭 개선됐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미국 신규 조선소 투자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HD한국조선해양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9조9332억원, 영업이익 3조90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2%, 172.3% 증가한 수치다.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선박 5000척 인도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137척의 선박을 수주해 5년 연속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고선가 선박의 비중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 물량 증가에 힘입어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 극대화는 재무건전성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이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의 2025년 말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8조1842억원으로 총차입금 1조442억원보다 8배가량 많다. 보유한 현금이 갚아야 할 차입금보다 많아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부채비율은 전년 159.39% 대비 25.53%p 감소한 133.86%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자회사들의 실적이 나란히 개선되면서 이익잉여금이 늘었고 이에 따라 자본 총계가 16조9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4%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탄탄해진 재무구조와 현금을 바탕으로 해외 야드 및 미국 시장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HD현대그룹은 현재 미국 내 신규 조선소 인수 및 투자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미국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은 싱가포르 법인인 ‘HD현대아시아홀딩스’가 맡을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해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아시아홀딩스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해외 사업 관리를 효율화하고 글로벌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아시아홀딩스의 지분은 HD한국조선해양이 60%, 통합 HD현대중공업이 4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산하에 △HD HVS(베트남) △HD HHIP(필리핀) △HD현대에코비나(베트남) 등의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추가적인 해외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과 미국이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추진함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HD현대아시아홀딩스는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세부 사항은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백주호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양행동계획 발표 및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미국 투자 발표 시점이 머지않은 것으로 예상한다”며 “차세대 군수지원함(TAOL) 및 모듈형 공격수상정(MASC) 프로그램의 사업자 선정 결과가 더해지면 본격적인 미국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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